김대은 교도
김대은 교도

[원불교신문=김대은 교도] 올해는 원불교 제3대를 결산하는 해이자 제4대 회상을 준비하는 해로, 교단에 매우 중요한 시기다. 교단은 새로운 회상에서 주세 교단으로 한 층 더 성장해 나가기 위해 제4대 제1회 설계특별위원회를 일찌감치 구성해 다양한 성향의 재가출가 교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며 새로운 회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이번 칼럼에서는 새 회상으로 가는 길목에서 원불교의 세계평화운동인 종교연합운동과 관련된 최근의 논의사항을 공유해 새 회상을 함께 준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일부에서는 종교연합운동을 대산종사의 성업으로만 이해하는 이가 더러 있다. 그러나 본래 종교연합운동은 소태산 대종사의 은(恩) 사상과 강자약자 진화상의 요법 등 일원주의 사상에서부터 출발한다. 정산종사는 일원주의 사상을 바탕으로 삼동윤리 사상을 확립했고, 대산종사는 삼동윤리의 계승·실천 방안으로서 세계평화 3대 제언을 제창했다. 그러므로 종교연합운동은 전 인류의 일체생령을 구제하고자 하는 대세계주의이자 대아주의인 세계평화운동이다.

2018년에 개최된 ‘대산종사 UR 제창 50주년 기념행사’를 기점으로 종교연합운동 50년에 대한 성과를 기반해 이후 100년을 바라보기 위한 깊은 대화를 나눴다. 종교연합운동은 앞서 언급한 대로 소태산 대종사, 정산종사, 대산종사가 이미 비전과 미션 그리고 실행전략까지 설계해둔 터라,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실행 계획의 체계적인 방향성이었다. 이 실행 방향성은 미래에도 지속가능하고 계승돼야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대산종사의 게송이 종교연합운동의 이정표로 설정됐다. 세계 대전 이후 세계는 자유 진영과 공산 진영으로 분단돼 대립하다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확산된 세계화로 인해 비로소 ‘세상은 한 일터’라는 꿈을 꿀 수 있었다. 
 

진리는 하나, 
세계도 하나, 
인류는 한 가족, 
세상은 한 일터.

약 30년이 지난 지금은 그 꿈이 상상이 아닌 현실일 뿐이다. ‘세상이 한 일터’가 되었듯 ‘인류가 한 가족’이 될 거란 인류의 희망은 굳건했다. 그러나 1948년 <세계인권선언문> 공표, 20세기 후반의 다문화주의 운동, 2000년 새천년개발목표 채택, 그리고 2015년 세계시민 이니셔티브 발의 등 국제 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끝내 인종, 이념, 국가의 울을 넘지 못하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해 ‘인류는 한 가족’의 꿈은 좌절과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위기가 기회란 말처럼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소태산 대종사의 경륜을 받들어 낙원 세계를 이루기 위해 2020년 종교연합운동의 새로운 실천 방향은 ‘인류는 한 가족’이 됐다. 그것을 추진하기 위해 ‘종교연합 세계시민회의’를 출범시켰다. 지난 3년 동안은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약 70여 명의 국내외 연사들이 열띤 토론을 펼쳤고, 올해 8월에는 세계종교인평화회의와 세계불교도우의회 등 국제종교단체의 주요 인사들이 참여해 세계시민사회를 위한 대화를 나눈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는 말처럼, 지금까지의 역사에서 인류가 하나가 된 적은 없다. 따라서 인류는 한 가족이란 목표가 실현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인류는 그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오면서 역사를 조금씩 진일보시켰다. 양육강식이 당연했던 과거의 야만 시대에 비해 오늘날 인류의 삶은 비교적 평온하지 않던가. 소태산 대종사는 사람을 쓰실 때 “신성과 공심과 실행을 물으신 다음 아는 것과 재주를 물으셨다”(<대종경> 제12 실시품)이라고 한다. 종교연합운동은 소태산 대종사, 정산종사, 그리고 대산종사로 이어지는 일원주의 법통 그 자체다. 스승님의 경륜을 체받아서 실행하는 것, 그것이 소명 아니던가!

/한강교당

[2023년 05월 0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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