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철 교도
박성철 교도

[원불교신문=박성철 교도] 우리 교당의 원기108년 대각개교절 법잔치가 있는 날. 지난해 교당교의회 때 ‘법잔치 날 무엇을 할까’를 의논했다. 단이라고 해봐야 겨우 5개고 한 단에 3~5명 정도로, 다해도 20여 명의 교도로써 마땅히 할 것이 없었다. 교무님 제안으로 단별노래자랑이 결정됐고, 그 후 3월부터 실질적 연습을 하게 됐다. 

우리 단은 나를 비롯해 4명이다. 지정곡은 성가 ‘총부를 찾아가리’와 자유곡 ‘고향 역’을 선정해 법회가 끝나면 소법당에 둘러 앉아 연습을 했다. 연습은 단별로 대법당, 소법당, 때로는 교무님 방까지 차지하면서 했다. 어느 단은 일주일에 두 번씩 교당에 나와 연습을 했다고 한다. 연습 때면 우리 교무님, 신바람이 절로 나는 모양이다. 입꼬리를 귀에 걸고 이단 저단 간식 나르기에 바쁘셨다.

법회를 마치고 노래자랑이 시작됐다. 어느 단은 위아래 검은색 양복으로 위엄을 갖췄고, 어떤 단은 청바지에 하얀 티셔츠로 젊음을, 어떤 단은 귀염둥이 어린이 율동복, 하늘거리는 원피스, 드레스와 한복을 입고 출연해 그간 닦은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교당을 꽉 채운 가족과 친지들은 모두 하나 되어 박수 치고 노래하며 즐겁게 법잔치를 마무리했다.

이곳이 7년여 전, 아내와 내가 다니던 서곡교당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우리 내외를 비롯해 7~8명의 교도가 출석했고, 대각개교절 행사는 따로 해본 기억이 없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20여 명 넘는 교도가 출석하고, 이번에 이렇게 성황리에 법잔치를 하고 보니 지도자의 힘이 얼마나 큰지 실감 된다.
 

긍정의 마음을 가지고
지성으로 하면 
못 할 것이 없다는 
산 경전을 본다.

오늘의 행사가 성황리에 이뤄짐에는 김성중 교무님의 헌신적인 노력과 기도가 어우러진 자·타력의 힘이 아닌가 싶다. 교무님의 기도문에는 항상 ‘사축이재 때 가족과 함께 참석하기’, ‘가족 생일기도 교당에서 하기’ 등 가족교화를 최우선에 두는 교화심이 담겼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있듯 무슨 일이든 긍정의 마음을 가지고 지성으로 하면 못 할 것이 없다는 산 경전을 본다.

또 올 한 해 <정전>과 일원상을 공부하기로 하고 법문사경을 하고 있는데, 전북교구에서 기획한 <마음으로 쓰는 법문 사경노트>를 받았다. 노트에는 일원상과 인간과의 관계에서부터 게송에 이르기까지 일원상에 대한 요점이 총 정리돼 있어 일원상을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불법 활용을 하려면 경전을 많이 읽어 보아야 한다는 것이 평소의 내 생각인데, 대각개교절 사경 법문까지 나를 도와주고 있는 듯싶다. 

일원상을 알고 챙기려는 것은 육근을 사용할 때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하게 사용하기 위함이다. 대각개교의 달, 법잔치와 마음으로 쓰는 일원상의 법문사경은 즐거움과 정신을 맑게 하고 소태산 대종사님을 그려 보는 감사가 된다.

꺼져가는 불빛을 다시 밝은 불빛으로 돌려 오늘의 행사를 일궈낸 교무님과 교도님, 가족과 친지들에게 무한 감사하다. 벌써 ‘내년의 오늘’이 기다려진다.

/서곡교당

[2023년 05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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