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교운동과 교화의 변곡점…‘가족교화’에서 실마리
청소년·청년 세대와 부모·조부모 세대 연계 중요
가족교화 데이터…각 교구와 연결해 교화 ‘확장’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교화의 변곡점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5월 가정의 달, 교화의 실마리를 푸는 키워드로 ‘가족교화’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교단의 미래 세대인 청소년·청년 세대와 부모·조부모 세대를 잇는 ‘가족교화’는 각 교화현장의 화두가 되고 있다. 이는 현재 각 교당 교도들의 고령화가 뚜렷해지면서 교도의 자녀들 세대와 손자녀들의 교화 연계가 중요하고, 입교운동의 비중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에 교단적 입교운동의 일환으로 가족교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가족교화에 대한 교화현장의 시도가 눈 여겨진다. 대구경북교구는 지난해부터 ‘온가족이 함께 하는 청소년 교화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특히 프로젝트 내용 중 하나인 ‘내리사랑 이벤트’는 지난해 손자녀 또는 자녀들에게 손편지(또는 엽서) 쓰기에 이어, 올해 ‘내리사랑 이벤트 2’로 이어지고 있다. 

대구경북교구는 5월 한 달 자녀들을 위한 기도를  할 수 있도록 30일 기도문을 책자로 만들어 교구 내 교당으로 전달, 교도들인 부모와 조부모 세대가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박여주 교무(대구경북교구사무국)은 “자녀들에게 종교를 직접적으로 권하기가 어려운 시대이다 보니, 자녀와 손자녀를 위한 기도 불공을 통해 부모와 자녀가 서로 마음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취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는 청소년교화와 가족교화의 기반을 마련하는 기회가 되고, 가족교화 대상자 데이터를 추후 각 교구와 연결하면 교화의 확장성을 가질 수 있는 적극적인 시도여서 귀감이 된다.

“자녀 셋의 법명을 호명하면서 기도문 내용 그대로 자녀를 위한 30일 기도를 하고 있다”고 전한 정영주 교도(구미교당)은 “기도문 내용이 거창하거나 어렵지 않고, 기도를 하다 보면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 우러난다”고 말했다. 정 교도는 “직장 동료 언니가 첫 손녀를 위해 기도를 해보겠다고 해서 책을 전해 줬다”면서 “종교는 다르지만 손녀를 위해 할머니(직장 동료)가 기도를 하고 있다. 기도비까지 챙겨줘서 대각개교절 기도명단에 올려줬다”고 전했다. 정 교도는 “자녀들이 성인이 되니 교당을 다니라고 일방적으로 권유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모든 부모님들 마음이 같겠지만, 자녀들이 힘들 때 원불교 신앙으로 이겨내고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교당에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불공을 하고 있다”고 마음을 내비쳤다. 
 

“가족교화의 핵심은 신앙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모습으로 감동과 감화를 일으켜 서로 기운이 응하는 것이다”라는 교화현장의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라상현 교무(수원교당)은 “가족교화에는 큰 원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원불교의 미래는 내 가족교화에 달려있다는 생각으로 나의 신앙 수행 생활이 감동과 감화를 일으켜 일원가정을 이루겠다는 큰 원력으로 가족들에게 불공하는 마음을 놓지 않을 때 가족교화가 시작된다”고 전했다.

가족교화에 대해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목소리도 전해졌다. 민다사롬 교도(서울교당)은 “가족교화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하고, 이에 대한 연구와 방향을 교단이 함께 키를 잡고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 교도는 “우리는 이제까지 가족교화를 교도 각 개인의 문제, 신심이나 법력의 문제로 생각한 면이 있다”면서 “베이비부머(6070세대)가 대거 열반길에 드는 이 시점에서, 교도 자녀가 천도재 재주로만 있다가 떠나는 현상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3040세대를 위한 대안적인 종교생활, 즉 비대면이나 육아를 지원하는 어린이 친화 법회, 여행을 겸한 근교에서의 법회 등의 선택지를 줘야 ‘가족교화’로 이어진다는 의견인 것이다.     

한편 나상호 교정원장은 지난달 중앙총부 직원 전체조회(4월 17일)에서 “재가출가의 많은 법연이 모여드는 회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대각개교절 경축사를 부연하며 전 교도적 입교운동을 당부한 바 있다. 

[2023년 05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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