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0년 동안 강렬하고 고독한 영적 여행을 했고, 명상 중에 ‘둥근 원상에 가입하는 것’을 마음에 그리기 시작했다. 그것을 나는 ‘집회나 드럼을 치는 모임과 같은 곳으로 끌린다’고 생각했다. 왜인지, 그리고 무엇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특히 원상의 일부가 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매우 개인적인 사람이고, 군중 속에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교회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조직화 된 종교에 대한 강한 혐오감이 있어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상당히 두려웠다. 그러면서도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함께 하자고 마음먹었기 때문에, 친구 수지가 일요일 명상수업에 초대했을 때 나는 그녀를 따라가기로 했다. 이것이 내가 하와이 마카하에 있는 국제훈련원에서 원불교를 접하게 된 계기다.
 

(좌) 황민정 교무, 원라 교도, 현상호 교무.
(좌) 황민정 교무, 원라 교도, 현상호 교무.

나는 불교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때문에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몰랐고, 그곳에 속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으로 인해 훈련원으로 가는 길에 긴장을 많이 했다. 그런데 대법당 문을 열고 벽에 걸린 커다란 금색 원과 바닥에 동그랗게 놓여 있는 방석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나는 ‘우주의 광명이 각 생애를 통해 우리를 안내하기 위해 우리의 길에 놓는 신호와 동시성’을 강력하게 믿고 따른다. 그래서인지 내가 그곳으로 ‘인도됐다’는 것을 즉시 알았다.

황민정 교무님이 법당으로 들어와 웃는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여서 이내 긴장이 풀렸다. 그 첫 번째 명상수업은 내내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동시에 너무나 평화로운 느낌을 줬다. 나는 한국말을 조금도 하지 못했고 알아듣지도 못했다. 하지만 황민정 교무님이 말하면 어쩐지 이해가 되는 것 같아 따라갈 수 있었다. 특히 ‘걷기 명상’은 몸을 안정시키고, 명상을 하기 힘든 나도 집중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 나는 더 배우고 실천하고 싶어졌다. 황 교무님이 수요일 저녁 요가수업에 초대를 해줬고, 다시 한번 내적 추진을 느꼈다.
 

이 기간에 현상호 교무님은 학업을 위해 자리를 비웠다. 하와이훈련원에는 황민정 교무님과 현상호 교무님 두 사람뿐이었는데, 나는 훈련원에 올 때마다 늘 다정하고 반갑게 맞아주는 교무님들 덕분에 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언어의 장벽은 무의미했고, 나는 그 공간과 황 교무님과의 연결을 느꼈다. 나는 매주 일요일과 수요일에 충실히 참석하기 시작했고, 그에게서 모든 가르침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이 시간 동안 내 명상은 깊어졌다. 그것은 분명 이전에 혼자 경험했던 것과는 달랐다. 원불교 경전을 읽고 그가 내준 숙제를 완성하면서 나는 나의 개인적 믿음이 원불교 교리와 잘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공간은 내가 있어야 할 곳인 듯 느껴졌다.
 

일원의 개념을 공부하면서
영적 시야가 향상되고 마음이 열렸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교무님들의 관심과
보살핌에 깊은 감명을 받는다.

훈련원에서 배우고 수련하는 처음 몇 달은 다른 신앙 체계와 생활 방식에 대해 배우는 게 대부분이었다. 동시에 그것은 나에게 어쩐지 익숙하고 매우 자연스러웠다. 명상하는 동안 내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것은 처음에는 내 안락 지대를 벗어났다. ‘질문 없이 듣고 배우라’는 가르침을 따라 참석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느낌을 듣다 보니, 마음을 열고 내 생각을 공유할 수 있을 만큼 편안해졌다. 내 생각과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있는 그대로 듣는 것은 내게 가장 효과적인 변화였다. 황 교무님이 뇌졸중을 겪고 기적적으로 회복됐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나는 그의 이야기가 매우 고무적이며 특히 도를 따르는 동안 ‘마음’이 실제로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진정한 증거라는 것을 알았다.

상호 교무님이 훈련원으로 돌아왔을 때, ‘나도 그분을 만나고, 그분에게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떴다. 황 교무님에게도 많은 것을 배웠지만 상호 교무님 덕분에 언어의 장벽을 깨고 이해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가르침과 함께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공유해줬다. 그것은 ‘이 공부길 위에서 누구나 비슷한 생각, 감정, 삶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 역시 그러하며, 그래서 나에게도 희망이 있고, 공부길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것에 대해 너무 심하게 자책해서는 안 된다’는 것들이었다. 그는 본인의 예시와 가르침을 통해 내가 배운 것을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을 보여 줬다.
 

내가 불안·우울증과의 분투를 이야기했을 때, 그는 도움이 되는 법문으로 나를 인도했고 항상 내가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지식을 공유했다. 그때 내 정신 건강은 정말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같은 것을 몇 번이나 물어도 대답해 주는 그의 인내심과 의지는 나와 원불교를 더 깊고 더 깊이 이해하는 데 정말 도움이 됐다.

‘일상수행의 요법’은 내가 매일 생각하고 암송하는 내가 배운 가장 유익한 법문이자 매우 뛰어난 법문이다.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생각하고 분석해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고 나에게 오는 일을 적절하게 처리하게 한다. 또 내 하루를 검토하거나 일기를 쓸 때 그 과정을 더 깊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안내해 준다.

나는 ‘내가 배운 모든 것’과 ‘원불교’가 모든 것의 상호 연결성을 이해하고, 나 자신의 의식을 탐구하며, 내가 누구인지 배울 수 있도록 해준 것에 감사하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과 같은 은혜를 나 자신에게 보여주는 것, 그리고 공황 발작을 모두 없애고 더는 내 인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불안을 통해 일할 수 있게 해주는 나 자신을 더 받아들이는 것이 똑같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나는 원불교의 가르침이 하와이뿐만 아니라 서구 세계에서도 계속해서 성장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것은 이 세상이 결코 알지 못했던 평화와 복지로 이어질 것이다.
 

※ ‘지구촌 속 세계교화’는 해외교화 현장의 소식을 현지 교도의 목소리를 통해 전한다. 매월 1회, 낯설지만 친근하고 익숙하지만 새로운 원불교를 만날 수 있다.

[2023년 05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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