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종법사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해외순방길에 나선다. 오는 6월 2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프랑스와 독일, 그리고 미국을 차례로 살필 35박 37일의 일정이다. 

보좌진을 중심으로 최소 인원으로 꾸려진 종법사 일행은 프랑스 파리교당과 유럽무시선한울안공동체에서 교도 훈증과 문답감정을 가진 후, 독일로 넘어가 쾰른교당과 베를린교당 그리고 레겐스부르크교당과 프랑크푸르트교당 등을 차례로 돌며 현지 교화를 독려하고 교도들과 문답감정법회를 가지며 새로운 교화활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6월 21일부터 시작될 미국순방 일정은 미국총부 출범과 미국종법사 추대가 2년여 경과한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기에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특히 전산종법사는 미국 현지에서 죽산 미국종법사와 만남을 갖고, 미국교화대토론회에 임석함으로써 현지를 중심으로 한 미국교화의 독립성과 자치화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한국에서 교정원 관계 부서장들도 함께해 미국총부와 중앙총부의 관계성이 심도 있게 논의될 예정이다. 이후 전산종법사는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를 방문한 후, 필라델피아교당에 들러 문답감정 법회를 진행하고, 미주서부훈련원 방문과 교도·교무 훈증훈련을 가진다는 게 대체적 일정이다.

전산종법사의 이번 해외순방 특징은 대체로 유럽지역에 비중이 더 실리는 모습이다. 2005년 당시 좌산종법사가 순방길에 올랐고, 이후 2010년 당시 경산종법사가 유럽교구 순방길에 올랐다. 하지만 유럽교화는 40여 년이 흘렀음에도 아직 불모지에 가까운 게 사실이고 영세성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미국교화가 원기106년(2021) 공식 미국총부로 출범해 자치교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과도 대비되는 모양새다. 그러기에 이번 해외순방 중 미국 일정이 대체로 미국총부를 중심으로 프로그램화 되어 움직이는 데 반해 유럽 일정은 법무실 보좌진이 직접 현지와 조율하면서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럼에도 전산종법사의 어려운 유럽행에는 그가 재임기간에 자주 강조한 세계교화 염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재임기간 중 지난한 과정을 거쳐 단행한 미국총부 출범과 미국종법사 임명이 미국현지 교화에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인식이 고무적으로 평가되었다. 이에 교법의 특성을 고려할 때 유럽을 주시하는 건 당연지사라는 평가다.

전산종법사의 이번 해외순방에 시기성 등을 들먹이며 설왕설래가 있다. 대중이라는 이름으로 천만 사람이 다 주인 되는 세상이기에 이를 피해 갈 수는 없는 시대다. 하지만 어른의 뜻은 또 어른의 뜻으로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비록 그 시작은 소박하지만, 그 간절함이 민들레 홀씨처럼 뿌려져 유럽에 일원화의 꽃으로 만발하기를 빌자. 

[2023년 05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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