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소장
이준원 소장

[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조직의 지속성장 조건은 정체성과 개방성이다. 정체성이 있어야 뿌리가 깊고 밑동이 튼튼하며, 개방성이 있어야 윗동이 뻗어나서 열매를 맺는다. 정체성은 나를 바로 세우는 관점이며, 개방성은 남과 두루 어울리는 관점이다. 내가 없으면 세상이 없고, 세상이 없으면 내가 없다. 각자가 구아주(求我主)이자 구세주(求世主)다. 

교육의 시작은 인생관과 직업관, 인간관과 세계관의 형성에서부터 시작한다. 관점에 따라서 사고와 행동 방식, 세상살이가 달라진다. 서원과 믿음의 깊이도 세 가지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교조관과 교법관, 그리고 교단관이다. 교화의 위기는 교육의 위기로부터다.

1) 교조관: 대종사는 많아도 소태산은 유일하다. 대종사는 보통명사, 소태산은 고유명사다. 향나무는 가구 목재가 되어도 진하고 시원한 향은 변함이 없다. 위대한 예술가의 작품은 세상을 떠나간 후에 더 빛을 발한다. 소태산을 알려면 시대적 맥락을 봐야 한다. 석가모니와 소태산, 예수와 소태산, 최수운과 소태산은 서로 다른 시대의 성인이다. 과학이 발달한 시대의 소태산은 그 드러남이 다르다. ‘개교의 동기’에 보인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 과학과 도학의 병진, 물질과 정신의 동시개벽 시대의 판을 짰다. 

2) 교법관: 교조는 교법 그 자체다. 소태산 살아생전에는 법이 소태산에 있었고, 열반 후에는 <정전>에 있다. “사람만 믿지 말고 법을 믿어라”는 무슨 말일까? 인격신으로 신격화하는 지나친 교조주의를 경계했다. 누구나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인도상 요법’을 주체로 삼았다. 상상이 현실화되는 메타버스 시대다. 삼학공부를 통해 정신수양은 창의지성, 사리연구는 판단지성, 작업취사는 실천지성을 고루 갖춘 메타 영성을 밝히게 된다. 사은사요로써 환경과 생명의 중시, 강약진화 평등사회를 지향한다.

3) 교단관: 교조와 교법, 교단은 삼위일체다. 소태산은 원기3년(1918) 옥녀봉 아래 구간도실을 지어 ‘영성소·양생소’ 간판을 내걸었다. 교단의 본원적 기능을 밝혔다. 영생의 둥지이자, 일생의 도량이다. 일원회상은 무경계다. 교단과 사회 구분이 없다. 지역사회에 열린 교당이다. 출가와 재가의 구분도 없다. 일원상 앞에 평등하다. 교도 각자 모두가 주인이다. 교단의 교운은 현장에 달려있다. 귀가 열려 있으면 현장에 있다. 교도의 소리가 교단의 경종(警鐘)이다. 민심의 소리가 천심이다. 

/솔로몬연구소

[2023년 05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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