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교무
김성근 교무

[원불교신문=김성근 교무] 코로나19를 겪어낸 원불교 개 교당들은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경제적 형편에 있어  이전과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교도들의 출석률이 떨어지고, 고령화로 인한 경제적 여력이 예년만 못하여 불전에 헌공금도 줄었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사회 전반에 나타나는 모습으로,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경제도 이전과 같이 회복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사람이 없다. 지금까지 개 교당의 경제적 형편을 유지했던 유지비, 의식비, 일반희사비 등의 수입으로는 교당 유지 지속성이 점점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종교를 보수적으로 보면 교도들의 헌공에 의해 그 종교를 존속시키고, 나아가서는 세상을 위하는 순기능을 나퉈야 된다. 그러나 현 사회에서 세상이 바라보는 종교에 대한 모습은 결코 옛날 같지 않다. 

먼저 종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점점 약화되고 있다. 특히 MZ세대에 있어서는 과학의 발달로 인하여 종교의 절대적 존엄이 무너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우리 원불교뿐만 아니라 이웃 종교들도 젊은 세대를 교도로 확보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종교의 미래와 역할이 이대로 끝나 버릴 것인가? 소태산 대종사께서 새 시대를 전제로 새 회상을 열었다면, 새 회상은 어떠한 모습을 말하는 것일까?
 

유지답·기념답·장학답에 대한
현실적 검토와 연구로 
새회상 원불교의 교화력이
힘을 잃지 않고 지속되기를.

소태산 대종사께서 말씀하는 ‘새 시대’는 과거와 다른 평등세상이다. 과학의 발달로 인해 누구에게나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는 세상이다. 실제로 과거의 충성, 신의, 의리 등과 같은 종적 의식체계들은 횡적 의식체계인 ‘이해의 관계’로 변화하고 있다. 

요즘 MZ세대의 경제관념들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 소태산 대종사는 일찍이 “앞으로는 부부간에도 경제관리를 각각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제는 종교라 하여도 합리적 이해관계 속에서 경제력이 형성된다고 봐야 한다. 소태산 대종사도 이와 같은 상황을 전제하시고 당시 세인들의 재산을 갈취하여 세상을 어지럽히는 잘못된 종교들의 형태를 보면서 “앞으로는 신자나 신도들의 시주나 동냥에만 의지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에 교단의 경제적 토대 마련 등을 이유로 저축조합을 결성하고 영산 방언공사를 하고, 익산 총부를 건설하고 보화당 사업 등으로 교단의 경제력을 확충해 나갔다. 

또한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초창기 개 교당의 개설과 아울러 정신·육신·물질의 보은봉공을 강조하면서 유지답·기념답·장학답을 마련해 개 교당의 경제적 기반을 구축하게 했다. 그래서 당초 원불교 개 교당의 경제적 기반은 교도들의 헌공에만 의지하지 않고, 교도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생산 기반을 구축했었다. 

그러나 한국사회의 산업화와 도시화의 속도에 비해 우리는 농업사회 교화구조에서 능동적 변화를 이루지 못했다. 그렇게 기성종교들의 분위기에 편성해 교당들이 개설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코로나19를 지난 이 시점에서 원불교 개 교당들의 경제적 형편들을 이대로 두고 본다면 시일의 조만은 있지만 점점 악화되어 교화력까지 힘을 잃고 말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께서 초창기 개 교당이 개설될 때 마련하라고 한 유지답·기념답·장학답에 대한 현실적 검토와 연구가 필요하다. 이로써 새 회상 원불교의 교화력이 힘을 잃지 않고 지속되기를 희망한다.

/상계교당

[2023년 05월 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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