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천 기자
이현천 기자

[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취재를 위해 가끔 서울을 갈 일이 생기면 ‘아 서울이다’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이 끊긴다’는 점이다. 익산에서는 전혀 겪을 수 없는 현상으로, 주변에 그만큼 많은 사람이 블루투스 무선망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폰에서 들리는 소리가 끊기는 것을 알아챘을 때 아무래도 서울은 다르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늘 ‘신기하고 새롭다’는 감상을 얻는다. 익산성지에 오면 ‘집이다’는 안도감이 드는 한편, ‘참 변함없이 그대로다’는 아쉬움도 따라온다. 

서울과 익산은 흐름과 속도 역시 큰 차이를 보인다. 용산역이나 지하철, 거리 곳곳에서 보이는 사람들은 누구나 빠르고 활기차다. 그리고 가끔 방문하는 탓인지 살펴보면 변해있는 게 많다. 반대로 익산은 느리고 고요하다. 

이런 서울 집중의 현상을 경계하고 지방 균형 발전을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추구하고 있지만, 오랜 시간 쌓인 인프라와 먹거리를 그렇게 빠르게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다. 교단 역시 대중이 쫓는 최고, 최신의 것을 수용하고 접목하기 위해 교정원 서울사무소를 두고 운영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아 보인다.

소태산 대종사는 창립 초기에 익산에 터를 잡고 경성(서울), 부산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전라도에 도통한 도인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이도 많았겠지만, 초창기 제자들은 소태산 대종사가 직접 나서서 인연길을 열어주고,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법문들을 설했다. 그렇게 제자가 된 선진들은 혁혁한 활동으로 스승님의 제생의세 경륜을 몸소 실천했다. 

이를 통해 짐작할 수 있는 것은 대각을 얻은 소태산 대종사도 그 경륜을 펼치려면 가장 빠르게 시대를 쫓는 ‘대도시’ 사람들의 요구 파악과 그곳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성지의 수호 보존도 분명 중요하고 놓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앞서 언급한 ‘변함없음’을 느끼게 하는 분위기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로 보내라’는 속담처럼 해야 한다. 

서울특별시 940여만 명, 경기도에 1천 3백여만 명이 수도권에 산다. 인구 5천여만 명이 사는 대한민국에 절반 가까이 모여있는 셈이다.(행정구역(시군구)별·성별 인구수, 행정안전부, 2023.05월 기준)

교단 4대를 준비하고, ‘회복과 전환’을 위한 페달을 밟아 나가려는 이때, 원불교 구성원들 사이에도 그만한 ‘인사이트’가 샘솟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연령대와 근무지의 구성원들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순환식 파견 근무 형태나 연수, 세미나, 교화단 조단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 구성원들이 경험을 얻고 대중의 요구를 읽어낸다면 거기서 착안된 인사이트가 뭉쳐 ‘회복과 전환’ 역시 더 큰 동력을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

[2023년 6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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