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1987년 첫 직장생활을 시작으로 30여 년을 단 한 번도 쉬어본 적 없이 부지런히 살다가 ‘공익을 위한 삶’이라는 서원을 찾아 나선 이성옥 교도(교정원 문화사회부, 신림교당). 그는 중앙총부 교정원 문화사회부에서 국고사업부분 업무를 맡고 있다.

‘오직 공익’을 바라보고 왔고, 오랜 직장생활 속에 다양한 부서를 거쳤던 만큼 이 교도는 어지간한 일에는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곧바로 경계가 찾아왔다. 교무들의 인사이동으로, 맡았던 분야보다 더 큰 업무를 맡게 됐다. 

“담당 주무관이 아주 까다롭게 보는 사람이었어요. 제가 한 일도 아닌 거여서 엄청 힘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라는 이 교도. 하지만 그는 여기서 감사와 공부 거리를 찾아 그 1년, 그 사람을 스승으로 보게 됐다.

어려운 대상에게 배우며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업무의 통일성을 추구했다. 새롭게 부임한 주무관도 손발을 맞춰주기 시작했다. 

그때 ‘다시는 그런 일 없게 하자, 원불교에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자’는 마음이었어요.” 이 교도의 노력에 주무관도 “이제 원불교가 기준”이라 할 정도로 국고 사업에 대한 이미지 변화를 이뤄냈다. 그의 말처럼 일반직장이 아닌 ‘원불교’이기 때문만은 아닐 터. 이 교도는 남들보다 30분 먼저 출근해 온전한 자기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 그 시간은 ‘법문사경’으로 채워진다. 더불어 앞뒤 양옆에 가득한 교무님들 덕분에 “일하는 중간중간 공부가 다 이뤄지고, 해결되는 게 제일 좋다”는 그. 

이성옥 교도가 마음 깊이 품은 법문은 <정산종사법어> 원리편 56장, ‘복 중에는 인연 복이 제일, 인연 중에는 불연이 제일’이라는 말씀이다. 가족, 도반, 교무님 등 주위 인연이 그의 삶의 힘이자 에너지이고, 지중한 불연들이다. 교당에 뿌리를 내리게 하고 주인으로 키워낸 교무님과 단장님이 있었고, 스카우트 활동으로 ‘청소년들에게 교법을 전해야 한다’는 서원이 세워졌다. 그렇게 원불교와 마음공부가 삶 속에 그냥 녹아들었다. 

그 덕분에 인연을 넘은 불연의 일원가정을 이뤘다. 그와 함께 교정원에서 근무하는 남편 공세철 교도(교화훈련부 청소년국)가 있고, 부모의 삶을 보고 전무출신의 길에 나선 아들 공석천 예비교무(원불교대학원대학교), 또 각자 교당의 청년회장을 맡고 있는 딸과 사위까지.

“저와 가족에게 원불교는 생활이에요. 모두가 교법 안에 녹아있는 것 같아요. 삶이 다 원불교예요”라는 말과 미소 속에 담긴 마음이 봄날 햇살처럼 뭉근하다.

[2023년 6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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