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하 교무
이도하 교무

[원불교신문=이도하 교무] 지난주 글을 쓰고 나서 오늘까지, XR-메타버스-AI환경에 또 한 번 큰 이슈가 던져졌다. 무엇보다 초기 ‘애플 글래스’라는 별칭으로, 최근까지 ‘애플 리얼리티 프로’로 오랫동안 기대와 관심을 끌어왔던 애플의 첫 번째 글래스가 드디어 실물형태로 발표회를 가졌다. 최종 명칭은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였다.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형성된 상태에서 후발주자로 나타나 표준이 되어버린 아이폰이 그랬던 것처럼, 애플은 완성도가 뛰어나고 편의성이 높은 제품을 출시해왔기 때문에, 이번에 XR분야에서도 ‘애플이 애플할 수 있을까’에 관심이 높다. 

애플 비전 프로는 공간컴퓨터 (Spatial Computer) 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공간컴퓨터라는 컨셉도 몇 차례 논의했듯이 VR 메타버스에서 AR 메타버스 단계로 가는 핵심적 개념이 될 것이라고 본다. 화질 개선에 비중을 뒀고,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의 실패(?)를 거울삼아서인지 투명한 렌즈를 만들지 않는 대신, AI기술로 얼굴표정을 만들어 보여준다. 아무래도 약간 어색한 느낌도 없지는 않다. 

보조기기로서의 컨트롤러가 없이 손으로 작동한다는 것도 기대와 우려를 함께 부른다. 메타 퀘스트가 축적해 온 다양한 콘텐츠와의 연동성이 발표를 통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가격대가 500만 원 정도로 높다는 것도 비전 프로의 앞날을 낙관적으로만 보기 어렵게 한다. 아무튼 내년 초 언제쯤 출시한다는데 아직도 꽤 기다려야 실제와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애플 비전 프로의 발표를 며칠 앞두고, 메타 퀘스트 3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의도적으로 시점을 맞춘 것 같은데, 메타의 저커버그는 메타 퀘스트 3와 애플 비전 프로의 도전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아마 금년 가을쯤에 출시될 예정인 메타 퀘스트 3는 기존의 메타  퀘스트 2에 비해 슬림하면서도 그래픽 성능은 2배에 달한다고 한다. 컴퓨터와의 연동성과 독립적인 기기로서의 양면을 동시에 견지해오는 메타 퀘스트의 전략이 또 한 번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2023년도 이제 반환점을 돌고 있다. 연초에 글을 썼지만, 2023년은 생체동기화와 AR 메타버스로의 진입이 가시화됐고, 2024년의 XR-메타버스환경은 확연히 VR 메타버스에서 AR 메타버스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그와 더불어 원래 애플 글래스가 추구했던, 일반 안경과 유사한 형태의 AR글래스도, 여전히 삼성을 포함한 빅테크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시도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무튼 애플의 새 제품에 대한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뛰어들면서, XR-메타버스 전반적인 환경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2023년 6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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