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교도
이준원 교도

[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문명의 발달은 도구의 발달이다. 말을 타다가 수레바퀴가 발명되면서 마차가 나왔다. 산업혁명 이후 자동차와 기차, 선박과 비행기, 우주선까지 발달하며 육해공 모든 길이 열렸다. 시대에 맞게 사람이 살아가야 할 길은 진즉 열리지 않았다가, 1916년부터 소태산이 ‘인도(人道)상 요법’으로 누구라도 갈 수 있는 길을 활짝 열었다. 

때에 맞춰서 변해야 서로 통한다는 임시변통(臨時變通)과 시대를 따라 법을 바꾸어야 스스로 강해진다는 변법자강(變法自强)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중용은 가운데 중(中), 떳떳할 용(庸)이다. 한 편에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고 공명정대(公明正大)하니 떳떳하다. 지공무사(至公無私)하여 모두가 하나된다.

컴퓨터는 두뇌와 같은 운영시스템으로 작동한다. 헌법과 법률, 헌규와 예전이 이에 해당한다. 정보통신산업의 지속적 변화와 혁신으로 인공지능(AI) 시대가 됐다. 소태산은 시대의 변화를 백 년 전에 예견했다. 물질과 정신의 동시개벽 시대에 맞는 ‘삼학팔조와 사은사요 운영시스템’과 ‘11개 훈련과목 실행프로그램’을 <정전>에 담았다. 헌규와 예전은 시대에 따라 변해야 한다.

교단 3대를 결산하며 교단 4대를 설계하고 있다. ‘그동안 내실에 충실하면서 질적 성장을 했는지?’, ‘향후 핵심과제는 무엇인지?’ 다음의 질문 항목을 중심으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해야 한다. 그 결과를 타당성·신뢰성 있게 분석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취사해야 한다. 교단 설계는 최대의 공중사(公衆事)다.

민심의 소리에 경청하는가? 소수의 반대의견도 존중하는가? 탈종교 시대에 맞는 교화가 이뤄지고 있는가? 법위사정은 제대로 하고 있는가? 진정한 의미의 특신급 교도가 증가하는가? 교화단 운영은 활발한가? 예비교역자 교육은 시대에 맞는가? 출가교역자의 기본적 후생이 뒷받침되는가? 교화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인가? 출가와 재가, 출가자 상호 간 소통과 협력이 원활한가? 교단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지도와 호감도는 어떠한가? 변화와 혁신을 위한 자원과 역량은 충분한가? 재가교도의 호응도는 어떠한가? 원로 재가출가의 심정은 어떠한가? 교단의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가?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다. 창립기와 성장기를 지나 제2의 창업을 하지 않으면 성숙기는 바로 쇠퇴기로 접어든다. 창립정신이 시대정신으로 거듭나야 한다. 독선과 분열이 위기의 본질이다. 지도층의 솔선수범과 재가출가의 금강단결이 참으로 중요한 때다.

/솔로몬연구소

[2023년 6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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