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서 교도, 전주대사습놀이 가야금병창부문 장원 수상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명인·명창 등용문’인 제49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가야금병창부문 장원을 수상한 이윤서(법명 법선·안암교당) 교도. 11살 때 부모(이형만·장덕인 교도부부)를 따라 서면교당에 입교해 초·중등 시절부터 법회 반주를 했다. 부산 브니엘예술중학교에서 피아노 전공을 한 그는 안암교당 청년회 활동을 하면서도 각종 행사 반주는 물론 다양한 문화공연을 기획하며 문화예술 분야의 실력을 쌓아온 인재다.

그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고 모든 것이 감사하다”는 소감을 먼저 전했다. “대회를 준비한다는 것은 연습에 공을 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체력 관리, 특히 목 관리에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전한 그는 이런 부분에서 자신보다 더 많이 애써주고 지도해 준 스승과 부모에게 “힘든 순간마다 부모님과 스승님을 생각하며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는 말로 감사한 마음을 내보였다. 
 

그가 이번 대회에서 장원을 수상한 곡은 가야금병창의 대표적인 눈대목, 적벽가 중 화룡도다. 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 구성으로 한 곡에 다양한 장단의 변화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장원을 한 이유를 감히 짐작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는 그가 연주곡의 설명을 덧붙인다. “전쟁 중 장수들의 기상과 절개를 나타낸 곡으로 강렬하고 웅장하게 표현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생방송으로 중계돼서 정말 긴장을 많이 했는데 최대한 집중해서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소리를 하려고 분투했던 것 같다. 사실 어떻게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웃음).” 

연주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일까. “남성이고 장수들의 강렬한 기개와 급박한 전쟁 상황에서 쫓고 쫓기는 내용을 표현한 곡이다 보니 박진감 있고 웅장하게 불러야 한다”는 그는 “계속해서 장단이 변하기 때문에 가야금병창에서도 까다로운 곡이다”고 전한다. 모두에게 그렇듯, 그만큼 쉽지 않은 연주였다는 이야기다. 
 

그는 28살의 비교적 늦은 나이에 가야금병창을 시작했다. 국가무형문화재 가야금병창 및 산조 보유자 강정숙 선생 문하에 29살에 입문해 36살에 이수자가 됐다. “스승님도 ‘제자 중에 전례 없는 유일한 케이스’라고 했다”고 말을 이은 그는 “지난 10년간 정말 지독하고 치열하게 공부하고 연습해 왔다”고 마음을 내보였다. 

그는 가야금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명확하다. “나라(가야)의 이름을 따서 만든 악기인 만큼 우리나라의 소리를 제대로 내고 싶은 소중한 악기다. 습도에 민감해서 악기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좋은 소리로 무사히 대회를 치를 수 있게 해줘서 악기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그다.

‘예인의 자존심은 연습량이 말해준다’는 스승의 말을 새기며 ‘정심으로 정음하는 가야금병창 연주자가 되고 싶다’는 그가 마지막 말을 전한다. “평소에 부모님께서 늘 좋은 마음으로 살 것을 강조하셨다. 말과 행동, 마음으로 업을 짓게 될 때마다 마음을 많이 다독인다.” 일상수행의 요법을 마음 안에 대조하는 그는, 원불교 예술인이다.

[2023년 6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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