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마음상담연구센터·잠실교당, 영가·유가족 위로
센터 내담자·교도 통해 인연맺은 18위 영가 모셔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자살 문제와 이에 따른 치유·회복에 원불교가 앞장서는 가운데, 자살 영가와 유가족을 위한 특별천도재가 거행됐다. 6월 18일 잠실교당에서 열린 생명존중·해원상생 특별천도법회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영가의 천도를 축원하고, 여전히 고통 속에 있는 가족과 지인들을 위로하는 시간이었다. 둥근마음상담연구센터와 잠실교당이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서울교구와 손을 잡고 마련한 이날 천도재에는, 예년보다 많은 18위의 영가가 위패로 모셔졌다.

이날 천도를 축원받은 자살 영가들은 주로 둥근마음상담연구센터나 잠실교당 교도들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과 지역, 성별도 다양하고, 종교를 떠나 원하는 누구라도 천도와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대면이 어려운 유가족들을 위해 잠실교당 유튜브 실시간 중계로 배려를 더 했다.
 

축원문에서 정도연 교무(잠실교당)은 “이 영가들의 죽음은 위로와 안식을 찾아주지 못한 우리의 탓도 크다”며 “자살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닌 우리 사회 모두의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다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나상호 교정원장이 ‘숙제와 숙업을 풀려면’이라는 주제로 천도설법을 전했다. 나 원장은 “매년 자살 영가를 위한 천도재를 올리는 곳은 600여 교당 중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바로 이것이 잠실교당의 자비심이자, 우리 사회와 교단을 위한 마음”이라고 교도들을 치하했다. 이어 생사에 관한 법문을 풀며 “분별과 주착을 볼 때 왜 힘드냐면, 그것이 영영 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거 수십 년 동안 세상 모든 것이 변하는데 오직 내 성품만 변하지 않을 것이다”며 마음공부와 감사생활로 생사의 자유를 얻을 것을 당부했다.

이날 법회에 이어 ‘장년·실버세대의 심리적 특성 이해’ 강의가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을 위로하는 구다윤 교도의 피아노 연주와 잠실교당 중창단 ‘한마음 합창단’의 무대가 장중히 펼쳐졌다.
 

이와 관련, 둥근마음상담연구센터는 매년 늘어나는 자살 영가들에 대해 “우리 사회의 자살률이 더욱 높아지는 데다 원인도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또한 “원불교로서는 9년째, 잠실교당에서는 6년째 자살 영가 및 유가족을 위한 원불교 천도재를 이어왔다. 이제는 많이 알려져 6월 천도재를 앞두고 문의가 이어진다”며 “특히 센터에 오는 내담자들이 유가족이나 자살 시도자인 경우가 많은데, 교법에 바탕한 상담부터 원불교 생사관을 담은 천도재까지 이어져 치유와 교화가 동시에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자살을 미리 진단하고 상담할 수 있는 원불교의 노력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와 4대종단이 손을 잡은 살(자)사(랑)하자 프로젝트가 올해로 9년을 맞았으며, 오는 7월부터는 원불교다시살림센터를 통해 원불교 자살예방 전문가 과정이 펼쳐진다.

[2023년 6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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