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련 센터장
정조련 센터장

[원불교신문=정조련 센터장] 은혜상담을 진행해온 40대 중반의 여성이 말했다. “내가 미리 상담을 했더라면, 고통스러운 이혼을 결정하지 않았을거에요. 나의 진면목을 알게 되니 남편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들고 후회가 됩니다.” 훤칠한 키, 준수한 외모의 한 고등학생도 은혜상담을 마친 후 얘기했다. “부모님의 숨겨진 사랑을 이제야 알겠습니다. 당당히 가출을 일삼던 내 행동이 후회스러워요.”

둥근마음상담연구센터에서는 원불교 교리를 바탕으로 상담을 하는 것이 주 과제다. 은혜관의 성리를 활용한 상담법, 즉 ‘은혜상담’은 센터를 찾아오는 이들을 자연스레 일원 세계에 녹아들게 하는 방법이다. 

고통에 지쳐 찾아온 이들이 상담을 거쳐 희망을 갖게 되고 일원사상을 알게 되며 실제로 교도가 되기도 한다. 물론 상담자로 시작했다가 입교하는 경우도 많다. 

상담연구회와 학회활동으로 15여 년 동안 연구, 개발돼 온 은혜상담은 내담자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탐색해 마음의 간극을 알아차리게 하며,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 회복과 영적 태도 향상에 이르도록 돕는다. 은혜상담을 하는 교도 상담전문가들은 내담자 스스로가 치유자가 되도록 정성스럽게 북돋는다. 
 

은혜상담은
자신에 대한 통찰로 
내담자와 상담자 모두에게 
긍정의 힘을 준다.

상담을 통해 내 안의 창의적인 힘을 일깨우고, 고백과 함께 스스로에게 나눔의 태도를 지향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자기상(相)의 거듭남으로 자성불을 깨치게 되고, 긍정적인 사회적 자기가 살아나도록 돕는다. 천지·부모·동포·법률은의 화신덩어리인 자기를 재탄생시키는 진정한 실천행의 훈습의 장으로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는 것이다. 

한 교도는 오랜 시간 문제를 털어놓을 수 없어서 때때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목이 터지게 울고 오곤 했다. 은혜상담을 하고 나서야 가슴이 뻥 뚫리며 시원해졌다며 눈물을 흘렸다. 한 교무님은 상담 교육을 받은 뒤 “교도들을 상담해주기 위해 배우러 왔다가 순간 내 문제가 보여 당황스럽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은혜상담은 이렇게 내담자의 마음을 표면으로 이끌어낸다. 또한 자신에 대한 통찰로 내담자와 상담자 모두에게 긍정의 힘을 준다. 이는 곧, 사회적응을 위한 역동적 상호작용 훈련을 넘어 자기실현, 성불의 길로 들어서게 하는 결과가 된다. 이렇듯 위기에 처한 사람들과 함께하며 교도 상담자 자신도 스스로의 성장과 깨달음을 통해 성불의 수행길을 함께 걷고 있다.

어제도 오늘도 상담실에서는 여러 명의 교도와 청소년이 삶과 죽음의 문턱에서 목숨을 저울질 하는 내담자로 찾아와 고통을 호소한다. 과연 우리 교단은 이들을 도우면서 교화의 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얼마나 제공하고 있을까? 귀중한 한 생명을 건지는 봉공사업의 현장에서 씁쓸히 자문해본다.

/둥근마음상담연구센터

[2023년 6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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