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써머즈] 앰버와 웨이드는 서로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앰버는 말 그대로 활활 타오르는  열정을 가지고 있고, 웨이드는 물 흐르듯 부드러운 감성의 소유자입니다. 또한 외모부터 사는 곳, 집안 어르신들까지 거의 모든 면에서 거의 정반대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이 둘은 우연히 만났다가 서로를 알아가게 되고 급기야 사랑의 감정까지 싹트게 됩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가 떠오른다고요? 디즈니 픽사의 장편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의 내용입니다. 이들이 사는 도시는 원소들이 사는 “엘리멘트 시티”입니다. 이곳에 물, 불, 흙, 공기 4가지 원소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원소들은 서로 섞일 수 없기 때문에 각각의 원소는 서로의 지역에 삽니다. 물은 오랫동안 이 도시에 자리를 잡은 원소이고, 불은 나중에 자리를 잡아 파이어타운을 형성했습니다. 웨이드는 물이고, 앰버는 불이지요.

앰버 부모님은 파이어타운에 자리를 잡아 오랜 기간 가게를 운영해 왔습니다. 앰버는 부모님의 희생에 보답하기 위해 가게를 물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앰버의 화 때문에 문제가 생기고 이 과정에서 웨이드를 만납니다. 이 둘은 파이어타운을 위기에 빠트릴 수준으로 커진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영화는 서로 상극이라 할 수 있는 물, 불이 어떻게 화합하고 조화롭게 살 수 있는지, 넘어설 수 없는 경계를 넘어 극복하고 어떻게 서로를 사랑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한편으로는 젊은이들, 혹은 이민 2세대들이 겪는 현실도 은유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성장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과 오랜 시간 희생하며 세월을 보낸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다가 때론 화도 내고, 길을 잃고 방황하잖아요.

연출을 맡은 피터 손 감독은 1970년대에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간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 이민자들의 이야기도 담고 싶었다고 하죠. 실제로 불 원소는 누가 봐도 한국인 혹은 아시아인처럼 보일 거예요. 이를 위해 디즈니 픽사의 많은 이민 1, 2세대들이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하고 이것들을 영화에 반영했다고 하고요. 감독은 어렸을 때 주기율표를 보고 여러 원소가 모여 사는 아파트 같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영화 속 원소들이 모두 뼈대가 있는 것도 아니고, 형체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것들이 많아 시각적으로도 다양한 즐거움을 줍니다. 이를 위해 유례없이 많은 효과 아티스트들이 동원됐다고 합니다.

[2023년 6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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