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고, 5년간 천막생활 하며 고아들에게 교실 내 줘

[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전쟁고아의 어머니 팔타원 황정신행(본명 온순) 종사를 기념, 1,000여 명의 전쟁고아를 보듬어 준 제주도민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사은비(謝恩碑) 건립 제막식이 열렸다.

6월 18일 제주시 전농로에서 진행된 제막식의 사은비는 제주도민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황 종사의 마음을 담아 건립된 비석이다. 황 종사가 전쟁고아들을 수용할 때 제주농업고등학교(이하 제주농고) 교직원과 학생들이 천막생활을 하며 교실을 내주고, 이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이날 사회복지법인 원불교 창필재단은 제막식을 열어 제주 도민대표 및 외빈들을 초대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번 행사를 담당한 김정택 교도(제주교당)은 “황 종사님이 생전에 ‘제주도민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이 은혜를 어찌 갚을지 모르겠다’고 말씀했다. 그 은혜에 보은을 이제라도 하게 된 것 같아 다행이다”면서 “1950년 12월 말부터 1955년 11월 서울로 이전하기 전까지 제주농고 일대를 무상으로 내주셨던 그 마음에 감사하며 이 사은비를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도는 전농로 사은비 설립의 추진위원으로 위촉돼 비문을 저술하고, 건립추진의 선봉에서 이번 일을 진행했다. 특히 제주농고 학생이었던 그는 황 종사가 아이들을 돌봤던 당시 모습과 제주농고 사람들의 상황을 고증했다. 창필재단은 김 교도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황 종사는 한국전쟁 발발 후 딘 헤스 소령이 ‘유모차 공수작전’으로 제주도에 이주시킨 고아들을 받아들이게 됐다. 당시 수용시설이 원만하지 않아 제주농고 교정에 천막을 치고 아이들을 수용했다.
 

[2023년 6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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