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교화토론회, 현지에 맞춰 다양한 전무출신 제도 논의
공정한 근무평가, 직업유무 등 출가자 위화감 극복 등 토의
‘출가제도 개방 등 현지 정서에 맞는 현지인 의견도 중요’

미주교화토론회 1
미주교화토론회가 6월 23~24일 원달마센터에서 열렸다. 6월 23일 오후 7시 30분(한국시간 24일 오전 8시 30분)에 열린 첫 번째 주제는 ‘재가출가 및 교무제도 개선’이었다.

먼저 ‘재가출가 및 교무제도 개선 설문결과와 제안’ 발표에 나선 황광우 교무(미국총부 교화단관리본부 부본부장)은 이 논의가 왜 필요한가에 대한 언급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미국원불교 발전을 위한 바람직한 출가제도 모색과 현재 미국에 있는 출가들을 위한 제도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를 부각한 것이다.

발표에 근간이 된 ‘재가출가 및 교무제도 개선 설문조사’는 미국원불교의 법제제정과 방향정립을 위해 지난 4월 실시됐다. 출가재가의 구분선, 출가와 전무출신 구분, 결혼한 전무출신의 사가에 대한 책임, 전무출신의 교단 밖 직업허용, 사가생활을 위해 직장을 갖는 전무출신의 정양, 전무출신의 공동생활, 전무출신의 직종제, 재가교무의 시행, 중앙총부의 제도에 대한 고려 등에 관한 설문에 미국총부 53명의 출가재가 교도가 참여했다.

황 교무는 개선방향에 대한 제안으로 ‘출가제도와 교무제도를 분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출가의 문턱을 낮추면서 ▷다양한 출가제도를 시행할 수 있다는 점 ▷교무제도를 출가와 재가 모두에 열 수 있게 된다는 점을 들었다. 직종제 유지에 대해서는 중앙총부의 적용을 받는 전무출신의 직종은 유지 및 인정하되, 미국총부출신 전무출신의 직종제는 폐지하자는 안을 제안했다.

현지인을 위한 다양한 출가제도를 열어야 한다는 점도 부각됐다. ‘일생헌신’을 전제로 한 출가를 유도하기보다는 살면서 서원을 키워가다가 ‘일생헌신’에 대한 서원이 섰을 때 종신서원하도록 하자는 안이다. 이 밖에 사가생활에 대한 구속 여부 등에 대한 방향성도 이야기했다.

두 번째 발표는 서봉원 교무(실버스프링 보화당한의원)이 ‘미국원불교 교도와 출가제도에 대한 연구’로 이어갔다. 서 교무는 먼저 〈교헌〉에 명시돼 있는 교도제도의 근간을 들어 ‘교역자’, ‘교단·교도’, ‘재가·출가’, ‘전무출신’, ‘거진출진’에 대한 명시로, ‘교헌에 따른 교도제도 이해’를 도왔다. 교단의 얼이 담긴 <원불교 교헌>을 근간으로 재가교도와 출가교도를 명확히 하고, 출가교도 가운데 교역자와 전무출신, 아울러 현 교무제도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자는 취지로 읽힌다. 이같은 맥락에서, 서 교무는 출가제도를 개방해 용이하게 하고, 복잡한 출가의 종별을 단순화하며, 출가와 재가가 제도적으로 어렵지 않게 상호 호환하도록 하자는 내용을 발표했다. 결국 중앙총부와의 관계 속에서 인터내셔널(International) 전무출신(한국에서 정규 전무출신 과정을 마친 출가자는 전 세계 어느 국가든 교무로서 통용 가능)과 각국총부(Local) 전무출신(각국 지역에서 출가한 교역자는 그 지역에 한해 자격이 인정된다. 중앙으로 발령은 불가능)의 개념을 연마하자는 제안이다.

주제 1에 대한 발표 후에는 질의응답과 소그룹 및 전체 토의가 이어졌다. 송대성 교무(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는 “출가제도에서 개선해야 할 사항 중 하나는 공정한 근무평가”임을 말하며 ‘실제 근무시간의 기여도에 대한 평가’를 강조했다. 아울러 송 교무는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교무와 기관·직업에 종사하면서 근무하는 교무와의 위화감 해결 등을 위해 4단계의 근무성적 평가 등을 제안했다. 

이 밖에도 ‘결혼유무·직업유무 등 근무형태에 따른 출가자 간 이해 차이’, ‘출가 호칭에 대한 단순화’, ‘출가재가 구분의 핵심’, ‘다양한 출가자 삶에 대한 형평성 문제’ 등이 소그룹 토의에서 다뤄졌다.

줌(Zoom)을 통한 의견 제안도 있었다. 박심성 교도(오렌지카운티교당)은 ‘법제 개선은 굉장히 중요하다. 실제로 이 법을 활용할 현지인 재가교도들을 대변하는 전문인의 의견을 듣고 공청회 등을 거쳐 신중하게 조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원무를 준비하는 현지인 등을 감안하면, 미국총부에 적합한 전무출신 제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현지 문화에 맞게 현지인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언급이다.
 

죽산 미국종법사 
사람에 공을 들이는

교화단 중심의 
‘순수교화’로 
반드시 성공해야

미주교화토론회 2
6월 24일 오후 2시 30분(한국시간 25일 오전 3시 30분)에는 미국원불교 제4대 방향, 교화단과 교화전략, 영어권교화를 주제로 토론회가 이어졌다.

먼저 황광우 교무(미국총부 교화단관리본부 부본부장)은 ‘왜 교화단관리본부인가, 교화단에 우리의 비전과 희망이 있나’를 화두로 ‘교화단의 문제와 방향’에 대해 짚었다. 미국총부의 행정을 최종 담당할 조직 명칭을 ‘교화단관리본부’로 정하게 된 것에서부터 주제발표의 실마리를 찾고자 한 것이다. 

황 교무는 교화단이 성공하지 못한 요인으로, ‘교도 관리 개념 접근’, ‘자발성 또는 각자의 공부에 대한 서원 부재’, ‘교화단 활동에 대한 유인 요소 결여’, ‘교화단 운영의 전문성·경험축적 부족’을 들었다. 이에 교화단을 성공시키는 대안 중 하나로 ‘자발적인 참여 기반’을 들었다. 황 교무는 “스스로 교화단 공부와 훈련에 참여하겠다고 하는 신청을 한 교도로 교화단을 조직하자”며 “자발적인 참여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은 편하게 법회만 참석토록 하자”고 제안했다. 교도의 ‘자발적인 의지’에 비중을 둔 것이다. ‘교화단은 원불교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임을 강조한 황교무는 ‘교화단관리본부’는 행정과 관리가 중심인 교단이 아닌 ‘교화단을 통한 정신개벽’이 교단 운영의 중심이어야 함을 피력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소원공 교무(노스캐롤라이나교당)은 실제 교당 사례를 기반으로 ‘영어권 교화의 성공’을 위한 교화 방안을 공유했다. ‘모든 교무들이 한 가지의 특별한 비법(강점)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개발하자’고 제안한 소 교무는 특히 ‘미국문화와 정서를 이해해 교화 속에 녹여내기’에 대한 구체적 사례들을 제시했다. 송년의식 및 새해맞이 법회, 미국 추수 감사절과 명절대재를 연계하는 특별법회 등을 통해 미국정서에 맞게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소 교무는 “현지인 원무 및 재가교무가 나와 교화의 중심역할을 하도록 훈련시키고 맥을 잡아주는 환경을 우리 세대에서 시작해야 한다”면서 ‘미주는 하나의 교화공동체’라는 희망적 메시지를 전했다.

마지막 주제발표는 이성하 교무(샌프란시스코교당)이 샌프란시스코·버클리교당의 통합과정을 통해 교화의 비전과 과제를 제시했다. 이 교무는 두 교당의 현재 상황을 전제로, 지금의 교화 자원(인력, 경제, 환경, 프로그램) 속에서 ‘10년 후 교당의 미래는 지속가능한가’라는 물음 속에 “통합과 변화는 트렌드가 아닌 일종의 생존이었다”는 말로 통합과정의 고심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버클리교당은 “통폐합이 아닌 ‘통합’으로 교당에서 센터로, 교당의 역할을 확대시키는 것”임을 전제한 이 교무는 교화구조, 교화대상, 교화인력, 교화환경 등 네 가지 방향에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음을 부언했다.

주제발표 후에는 단별 토론을 통해 교화단 편성의 주체와 방법, 단장 교육의 중요성, 교화단 운영의 기초적인 연구 등이 다뤄졌다. 현장과 줌(Zoom)을 통한 재가출가 교도들의 다양한 의견들도 개진됐다. 김성학 동부교구교의회의장(뉴욕교당)은 미주교화 발전을 위해 ‘교무들이 최고의 신앙수행을 본보여줄 롤모델이 돼 줘야 한다’는 점과 ‘교화단에 교도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두 가지 의견을 제안했다. 

전체토론에서 죽산 미국종법사는 ‘사람 중심으로 공을 들이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 십인일단의 교화단 방법’임을 강조하며, “사람에 공을 들이는 ‘순수교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법정신에 바탕한 열린 구조로의 법제 편제 등 중요한 맥락을 당부했다.

[2023년 6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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