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질감, 비슷한 고민, 편안함 찾는 ‘또래와의 종교생활’주목해야
3040, MZ 등 세대에 맞춘 주제, 프로그램, 시간대 고려한 전략 필요
잠실교당 문화강좌·서울교당 서이주·강남교당 원청마음공부 등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교단 4대, 이제는 세대교화가 이끌어간다. 세대교화는 교화의 대상을 연령대로 묶는 전략이다. 세대차이가 특히 큰 우리 사회에서는, 비슷한 상황과 조건을 겪어온 또래 간 동질감과 공감이 크다. 신앙이 좀 더 개인적이며 유익해야 할 대상이 된 현재, 세대교화가 해법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세대교화의 배경에는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빠른 변화와 세대차이가 존재한다. 물질문명의 급속한 발전으로 이제는 불과 몇 년 전도 먼 과거처럼 느낀다. 1990년대 당시의 40대와 2020년대의 40대가 마주하는 현실과 고민의 차이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한 세대 차이와 세대 갈등은, ‘MZ세대’, ‘라떼’, ‘꼰대’, ‘고인물’ 등의 유행어로도 알 수 있다.

한 세대는 라이프스타일이나 활동 시간은 물론, 그 세대만이 가질 수 있는 고민과 해법 등을 공유한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또래와의 공감과 소통에 대한 욕구가 크다. 30대부터 80대까지 무려 50년을 포괄하는 기존의 일반법회가 3040에게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3040에 세대교화가 주효한 또 다른 이유는 이 시기에 취업이나 결혼, 출산 등 인생의 큰 변화를 겪기 때문이다. 이에 교도 유실이 가장 많지만, 이것만 막을 수 있다면 가족교화나 직장교화, 새로운 곳으로의 전입교화로 큰 결실을 낼 수 있다. 또한 세대교화는 청소년교화라는 소득도 얻을 수 있다. 자녀들을 위한 기도·법회 등 교당의 인식과 투자로 청소년 특화프로그램이 받쳐준다면, 자녀와 배우자를 함께 잡을 수도 있다.

이와 관련, 6월13일 ‘3040세대 목회전략 세미나’의 김선일 교수(웨스터민스터신학대학원) 발표를 주목할만하다. 그는 “3040세대가 활성화된 교회의 특징은 이들을 위한 독립적인 사역(교화)가 마련됐다는 점”이라며 “3040에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춘 경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한 바 있다. 

개신교는 물론, 종교계 전반이 3040 세대교화에 전력을 다하는 추세다. ‘다음 세대 사역’, ‘MZ 포교’ 등이 활발한 가운데, 특히 가톨릭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성수동본당, 동작구본당, 서원동본당 등에서 3040 미사, 소모임 등을 시도해왔다. 대한민국 종교 중 젊은 신자 비율이 가장 높은 가톨릭의 배경에는 이러한 노력이 있다고 평가된다. 나아가 3040을 더욱 구체화한 30대 신자, 35~49세 ‘싱글 크리스천’ 프로그램도 활발하다.
 

지역·교도 특성 고려한 ‘선택과 집중’ 중요

원불교의 세대교화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기존의 어린이·학생·청년·일반이라는 4가지 구분을 넘어, 이를 더 세분화해 각각의 법회 및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한 교당이 모든 세대를 다 포괄하기보다, 지역이나 교도 특성을 고려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특히 ‘배움’이나 ‘신성’보다는 ‘편안함’, ‘재미’에 더 많은 가치를 두는 3040에게는 맞춤형 주제와 활동, 나아가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별도의 법회가 필요하다. 40대 독거 직장인을 위한 평일 저녁 법회, 유아를 둔 맞벌이 가정에 맞는 일요일 오후 법회 등이 시도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이미 많은 교당에서 세대교화를 시도하는 가운데, 3040 교화는 잠실·서울·강남교당이 특히 활발하다. 잠실교당의 ‘기도하GO! 놀GO! 뒤집GO!’는 3040을 대상으로 한 문화강좌로, 5월 20일~7월 8일 진행됐다. 매주 토요일 오후 레크리에이션, 컬러, 명상, 트렌드, 난타, 소통특강 등 3040들의 관심사로 7주 강의를 진행했는데, 앞서 ‘나와 가족을 위한 소원성취 50일 기도 결제’와 점심공양으로 영성과 친목을 함께 살려냈다.

정도연 교무(잠실교당)은 “유아·어린이 놀이교실을 운영해 젊은 부모들이 편하게 참여하도록 한 것이 의미있었다”며 “강의에서 나아가, 8~10월 경전봉독회와 여름훈련 등을 통해 일반교도와 하나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교당 서이주(서울교당 2세기의 주역)법회는 둘째 주 일요일 오후 2~4시에 회화법회 형식으로 열린다. 코로나19 상황에 비대면과 병행하며 이어온 결과, 이제는 기존 3040은 물론, 이웃교당의 잠자는 교도나 이웃 종교인들도 참여하는 법회가 됐다. 서이주법회 역시, 자녀들에게 만들기나 에어바운스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오랜 역사와 저력의 강남교당 원청단은 원기95년(2010) 야외법회에 175명이 함께했을 만큼 세대교화의 역사를 써왔다. 지금은 ‘원청마음공부’라는 이름으로 월 1회 일요일 오후 12시 10분에 진행되고 있다. 

이 밖에도 강동교당 발심공부방, 목동교당 걷기명상, 안암교당 미인회, 원남교당 활불단, 화곡교당 동행 일원가족 챌린지 등 3040 세대교화에 도전, 값진 결실을 이뤄왔다. 세상의 흐름에 맞는 ‘소비자’ 중심의 세대교화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해법으로 손꼽히고 있다.

[2023년 7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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