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진전 해바라기 마을 방송입니다.
1. 고대했던 ‘마을 만들기 사업’ 서류심사를 통과하고 발대식을 했습니다. 마을 주민 여러분과 설명회도 했습니다.
2. 우리 마을의 자연, 역사, 문화, 인적 자원 등을 8월 말까지 조사하고 이에 합당한 마을 만들기 사업이 잘 이뤄지도록 적극 협력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3. 아동·청소년 ‘농촌 체험 텃밭 가꾸기’ 활용농토가 거의 마감되고 있으니 학교나 교당 단위 아동·청소년과 연계해 인성교육장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분은 이장에게 연락 바랍니다.(☎ 010-2606-8356)
4. 초복 날 마을회관에 함께 모여 복달임하니 모두 참석해 함께하시기를 바랍니다.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에 건강 유의하시고, 모두의 마을회관에 오시어 피서와 휴식을 취하시기 바랍니다.

 

마을만들기사업 워크숍.
마을만들기사업 워크숍.

꿈꾸는 ‘마을’을 그리다
진전마을이 장수군 ‘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우리 마을 추진위원 6명이 다른 면의 마을 대표위원들과 장수지역활력센터에서 열린 ‘마을자원조사 발대식’에 참석했다. 기존의 마을사업 사례들은 “과연 우리 마을이 해낼 수 있을까?” 할 정도로 활발하게 발전시킨 선진사례들이었다.

센터장을 비롯해 전문요원들 12인이 장수군 각 면 단위에서 발탁된 마을 대표 25인과 워크숍을 했다. 각 마을마다의 특징과 의견을 담아 소신 있게 발표했는데, 커다란 종이 위에 색연필로 그려 가면서 각자의 마을 상을 내보였다.

우리 마을은 건지산 봉우리에 흘러가는 구름도 비켜가 햇빛을 받는 소쿠리 형태의 아름다운 모양이다. 그런 마을 도로변에 해바라기를 심고 가꾸며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 것을 소개했고, 선조 중 부모 효성이 지극했던 ‘절강’님을 기리며 세워진 정각(亭閣)을 제시하며 300년이 넘은 마을 수호목인 당산나무를 이야기했다.

이어서 주민 설명회를 실시했다. 장수군 단계별 마을 만들기 사업의 시작이자 우리 마을 사람들의 유래, 역사, 문화, 자연과 환경 이야기를 모아 마을의 과거·현재를 살피고 미래를 계획하는 활동이었다. 현장의 생생한 소리를 직접 들으며 사업에 필요한 자원을 발굴하는 과정을 밟은 것이다.
 

새롭게 함께한 가족의 팻말.
새롭게 함께한 가족의 팻말.

직접 농사지으며 마주한 현실
농촌사회에서 모내기는 제1 식량 조달을 위한 첫걸음이다. 이를 위해서는 물이 필수적이다. 옛날부터 논에 물을 잡아 못줄을 띄우고, 마을 사람들은 이집 저집의 논에 합동으로 모내기를 해왔다. 이 물은 천수답에서 공수되는데, 천수답은 하늘에서 비가 와야 잘 가둔 후 모내기에 쓰일 수 있다. 아버지께서 살아계실 때 천수답에 비 오기를 기다려 새벽 1시, 2시에도 논에 나가 물을 잡고 날이 밝으면 모내기하셨던 걸 기억하면 눈물이 난다.

지금은 댐 시설이 잘돼 물이 풍족하다. 그래도 지형상 양수기로 품어 올려야 모를 심을 수 있는 논이 있다. 이때 양수기에서 논까지 100미터의 호스를 사용하는데 호스가 일회용처럼 질이 떨어져 자꾸 물이 샜다. 바쁜 농사철에 호스가 새면 고약하다. 그 호스를 이어가며 쓰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호스 제조사에 정식으로 시정을 요구했다. “나는 귀향해 농사짓는 사람인데, 귀사의 제품이 너무 질이 떨어져 애로가 많으니 농민을 위해 질을 향상해 달라”고 했더니 바로 “시정조치 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또 나는 작년과 같이 모내기를 하는 데 모두 기계를 활용했다. 그런데 농기계 사용료가 만만하지 않다. 이런저런 비용과, 또 쌀값 떨어지는 소리까지 풍년 가락과 엇박자로 놀고 있다. 농민과 벼농사의 현실을 농사일을 직접 해보니 알 수 있었다.
 

논에는 ‘물’을 잘 대야 한다.
논에는 ‘물’을 잘 대야 한다.

환경운동의 기본, 수세미 씨를 틔워 심다
수세미 싹을 키워서 면 단위로 확산시켜 보리라고 마음먹었다. 작년에 환경운동 사업을 펼치며 ‘주방의 플라스틱 수세미 대신 식물성 수세미를 심고 가꿔 가공, 사용하는 운동은 농촌에서 해볼 만한 주방 수세미 혁신 운동이 되겠다’ 싶었던 것이다.

육영수 전 면장에게 그 취지를 전하니, 바로 이해하면서 내가 마련한 조롱박 모종과 수세미 모종을 체육공원 게이트볼장 앞의 아치 바닥에 함께 파종해주었다. 우리는 생활개선 위원들에게도 전파·확산하기 위해 함께 위원들을 만나기로 했다.

또 농촌 체험 인성교육의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고 함께하는 멤버가 생겼다. 소관섭 님의 자녀와 외손자 최선재 어린이(대전 반석초) 등이 한 두렁에 들깨와 콩을 심고 관리하기로 한 것이다. 덕분에 아동·청소년이 농작물을 가꾸는 체험을 하고, 가족과 함께 아이들이 어울리고 성장하며 인성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벼리와 해니(산서초)의 할머니는 손녀들이 가꾼 밭두렁을 보고 참 좋아한다. 부산이 집인 할머니가 아들네 집에 와 이러한 텃밭 가꾸기에 함께 거들며 응원하니 ‘텃밭 가꾸기’가 더욱 풍성해진다.

영혼에는 감동이 필요하고 육체에는 땀이 필요하다. 농촌 체험 텃밭 가꾸기는 땀 흘리며 감동을 맛볼 수 있는 일이다.
 

‘절강’님을 기리며 세워진 정각.
‘절강’님을 기리며 세워진 정각.

[2023년 7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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