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구 평화마라토너,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달려 교황 알현
판문점 미사 청원, “평화를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했다”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평화마라토너 강명구 교도(법명 진성, 중곡교당)이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달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일원상을 전했다. 강 교도는 6월 28일 교황을 만나 일원상과 함께 ‘한반도 평화를 위해 판문점 미사를 열어달라’는 청원서를 전달했다. 

이날까지 그가 뛴 거리는 1만㎞가 넘는다. 지난해 8월 21일 제주에서 출발해 313일 동안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인도 등 아시아를 거쳐 유럽과 바티칸까지 총 16개국을 지났다. 

이번 달리기는 그에게 특히 큰 도전이었다. 6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와 2020년의 뇌경색 후유증으로 중풍을 앓고 있기에 시작부터 걱정이 많았다. 그럼에도 그는 “평화를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했다. 원불교 교도로, 종교의 울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것이 필요했다”며 첫걸음을 뗐다. 

교황과의 만남에 대해 그는 “교황이 탄 휠체어가 내 앞에 서니 가슴이 마구 뛰었다. 내미는 손을 잡으니 따스함이 전해왔다. 영문 서신을 전하니 교황님이 고개를 끄덕였고, 민성효 교무님이 준비해준 일원상과 실향민 이범옥 시인의 시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한라산 백록담에서부터 절룩거리기 시작했을 때 남들은 다 불가능하다고 했다. 게다가 교황님도 건강이 안 좋아 가도 못 만날 거라고 했다. 가능성은 1%도 안 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어서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앞서 원기103년(2018) 12월 7일 강 교도는 유라시아 평화마라톤을 마치고 중앙총부에서 전산종법사를 알현한 바 있다. 전산종법사는 그가 밟아온 길에 대해 “남북 관계가 열리면 세계평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교단사적으로도 ‘원불교 사오백 년 결복’으로 이어지게 하는 일이며, 진리와 함께 한 일이다”고 격려했다.

[2023년 7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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