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교무
김종진 교무

[원불교신문=김종진 교무] 먹는 건 잘 먹는데 굉장히 피곤한 때가 있다. 잠을 많이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때가 있다. 이때 내 호흡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잘 먹고 잘 자는 것만으로는 몸에 에너지가 생기는 데 충분한 조건으로 부족하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음식을 잘 먹어서 소화를 시키고 나면 그 영양분이 세포로 가서 쓰인다. 그런데 영양분이 세포에서 에너지로 바뀌는 화학적 작용에는 산소가 필요하다. 영양분이 많아도 산소가 부족하면 에너지가 충분히 만들어질 수 없다. 에너지가 부족하면 우리 몸은 피로를 느낀다. 한의학에서 ‘기가 허하다’고 하는 것이 바로 이런 상태다.

그래서 호흡이 중요하다. 외호흡을 통해 산소를 충분히 들이마셔야 세포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된다. 세포에 산소가 충분해야 기가 충만해진다. 좋은 호흡은 몸에 생기가 돌게 해준다. 그럼 어떻게 해야 좋은 호흡법일까? 호흡에도 여러 가지 이론들이 있지만 원리는 모두 같다. 일단 깊고 길게 하는 호흡이 좋다. 내 진료실에서 권장하는 호흡법은 배꼽호흡법이다. 배우기 쉽고, 좀 잘못해도 부작용이 없기 때문이다. 

배꼽호흡이란 배꼽 부분을 내밀면서 숨을 들이쉬는 호흡법이다. 호흡이 안 좋은 사람들은 숨을 들이쉴 때 대개 가슴이 나오거나 윗배가 나온다. 그래서는 허파가 충분히 늘어나며 공기를 빨아들일 수 없다. 배꼽 부위가 나오도록 해야 횡격막이 아래로 내려오며 가슴의 허파가 늘어날 공간을 충분히 만들어준다.

배꼽 호흡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숨을 내쉴 때 배꼽을 최대한 등쪽으로 밀어 넣는 것이다. 그러려면 내쉬는 호흡이 조금 길어진다. 충분히 밀어 넣은 후 숨을 들이쉬면 저절로 배꼽이 나오며 숨이 들어온다. 그러면 들이쉬는 숨 역시 조금 길어진다. 호흡이 조금 길어지고 깊어지므로 한 번에 들이쉬는 산소량이 많아진다. 호흡을 얕게 빨리하는 것보다 깊고 천천히 할 때 들이쉬는 산소량의 총합이 많다.

/김종열한의원장ㆍ전 한국한의학연구원장

[2023년 7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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