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훈 교무
박세훈 교무

[원불교신문=박세훈 교무] 원기17년(1932)에 발행된 원불교 초기교서 <보경육대요령> 제4장 학력고시편에는 ‘학력고시도’라는 그림이 함께 담겨 있다. 학력고시법은 수양·연구·취사의 삼과에 대한 공부인의 훈련성적을 고시하고, 과목 내에 반(갑·을·병·정·무)을 두며, 이를 통해 ‘공부인의 실력’을 고시하고 그 실력에 따라 반을 구별하는 평가제도다. 그 평가과정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학력고시도’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학력고시도’의 연구과에는 수양과와 취사과보다 더 세분화된 평가의 단계가 설정돼 있다는 점이다. 연구과 내에 일기부, 정기 전문부, 최고부를 두고 일기부의 갑(甲)반과 정기 전문부의 갑반에 모두 합격하면 연구과 최고부에 오르도록 한 과정이 그것이다. 특히 연구과 최고부에 오르기 위해서는 일기부 5개 반과 정기 전문부 5개 반까지 총 10단계를 거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일기부 무(戊)반은 상시응용 주의사항 6조를 통강하고 그 의지를 해석하며 기재 방식에 능한 자에 해당한다. 또한 정(丁)반은 교당내왕시 주의사항 6조를 통강하고 그 의지를 해석하며 기재 방식에 능한 자, 병(丙)반은 사업 성적과 의견 제출과 혜수·혜시 상황을 통강하고 그 의지를 해석하며 기재 방식에 능한 자, 을(乙)반은 30계문을 통강하고 그 의지를 해석하며 기재 방식에 능한 자, 갑반은 법규의 의지를 해석하고 단장 조사 방식에 능한 자다.

정기 전문부 무반은 불법연구회의 유래와 취지, 인생의 요도와 공부의 요도를 통강하고 그 의지를 해석한 자, 정반은 본회 규약 원세칙과 훈련편을 통강하고 그 의지를 해석한 자, 병반은 학력고시편을 통강하고 그 의지를 해석한 자, 을반은 학위등급편을 통강하고 그 의지를 해석한 자, 갑반은 사업고시편을 통강하고 그 의지를 해석한 자다. 

학력고시도에 따르면 일기부 갑반과 정기 전문부 갑반의 허가를 얻은 사람 중 <수양연구요론> 전권(全卷)의 자음(字音)을 통강하고 그 의지(意旨)를 해석해야 연구과 최고부에 오를 수 있었다. 그렇게 연구과 최고부의 승인을 얻은 후 ‘모든 종교의 교리와 경전이며 제도와 규칙을 참고하고, 대소유무와 시비이해를 분석해서 종법원의 허가를 얻은 자’에게는 ‘사리에 연구력을 얻었고 수양과 취사의 길을 알았다’고 했다. 이러한 세밀한 평가과정은 공부의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게 했고, 공부가 향상되도록 했다.

/수위단회사무처

[2023년 7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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