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기후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친환경 에너지를 권선하고 천지보은 실천에 앞장서는 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이하 둥근햇빛). 올해 10주년을 맞은 둥근햇빛은 지금까지 원불교 교당과 기관을 중심으로 145개소의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해왔다.

앞으로의 목표는 ‘몽땅햇빛교당’이다. 모든 교당에서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 재생가능한 전기 100%)를 실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태양광발전을 권선하고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송원근 이사장(교무, 송도교당)은 “지난해 교정원은 ‘기후행동 결의대회’를 열고 비상선언문을 선포했다. 4대 실천 방향 중 하나로 ‘RE100 운동을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둥근햇빛이 원불교 RE100 운동의 선두에 나서겠다”며 사명감을 내비쳤다.
 

둥근햇빛, 첫 발전소 세우기까지
둥근햇빛이 문을 열게 된 계기는 원불교 환경연대(이하 환경연대)의 천지보은 활동에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다. 환경연대는 탈핵운동을 펼치면서 미래 에너지의 대안으로 친환경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위험한 원전을 줄이자는 운동을 전개했다. 이로써 둥근햇빛 설립을 위한 조합원을 모집했고, 조합원 출자금과 지역지원기금 등을 마련해 원기98년(2013) 7월에 설립했다.

둥근햇빛이 설립된 후 가장 큰 문제는 첫 발전소의 설치였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발전시설을 만드는 태양광발전에 대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 당시에는 태양열 에너지를 이용해 온수를 사용하는, 말 그대로 태양열 온수 시스템이 있었는데, 이 시스템과 많이 혼동됐던 것이다. 태양광은 빛을 이용해 전력을 얻어 온수뿐 아니라 모든 전기 사용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송 이사장은 “햇빛발전소를 설치할 장소로 찾아다닌 교당만도 여러 곳이었고, 교도들이 햇빛발전소의 이해가 부족해 설득이 힘들었다. 겨우 이해와 동의를 구하고 나면 출자금이 부족해 포기하는 상황도 많았다”면서 “처음에는 수도원 어른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특히 초기 자본을 마련할 때 적극적으로 합력해 주셔서 오늘의 둥근햇빛이 자리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덕진교당에 첫 1호 발전소를 만들게 됐고, 이어 하나둘씩 태양광발전소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현재 둥근햇빛은 개인 조합원 561명, 단체 31곳이며, 자가소비용 발전소는 100개소, 상업용 45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원불교 100주년까지 100개 햇빛교당 설치
“전기발전 시작은 절전, 천지보은의 시작”

100개의 태양광발전소 
2015년 서울에서는 시 정책으로 ‘원전 하나 줄이기’운동을 펴고 있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들 각 가정에 미니태양광을 설치해 ‘자기가 쓰는 전기는 자기가 만들자’는 표어로 재생에너지의 확대 보급을 실천했다.

이와 발맞춰 둥근햇빛에서도 ‘원불교 100주년까지 100개의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그 구체적인 방향은 전국 교당과 기관을 대상으로 태양광발전소를 보급해 나가는 방법이었다. 이는 친환경재생에너지 확산의 중심에 원불교 교당이 나서서 먼저 동참하자는 의미였으며, 전국으로 재생에너지 활용을 확대해 가려는 목적이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각 교당에서도 함께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함열교당의 경우 햇빛발전소를 세우기 위해 한과를 팔아 번 돈으로 어렵게 출자금을 마련했으며, 한겨레중고등학교에서는 옥상에 250㎾ 규모의 햇빛발전소를 들이기 위한 큰 공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어려운 시작이었지만 둥근햇빛은 100주년까지 목표했던 100개의 햇빛발전소 설치를 이뤄냈다.

조은혜 사무국장(환경연대, 초기 둥근햇빛 근무)는 “태양광발전을 설치하고 전기요금이 줄어든 사례가 많다. 그래서 염려스러운 일도 발생했다. 전기요금이 절약되니까 전자제품을 더 많이 들여놓는 곳도 있었고, 결과적으로 그곳은 더 많은 전기를 소비하게 됐다”면서 “절전을 통해 발전을 얻어가는 것이다. 절약에서 부족함 없는 에너지 사회를 만드는 것이며, 그것이 천지보은이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둥근햇빛은 원기100년(2015)에 파리기후변화 총회 민간부문 100개 햇빛교당 사례발표를 비롯, 제1회 대한민국 솔라리그대회 환경부장관상 수상(상금 3백만원 몽땅햇빛사업에 기부), 이듬해 같은 대회에서 민간부문 기후위기대응 에너지전환 지방정부협의회장상 수상 등의 활동을 이어왔다. 또한 네팔 포카라교당과 캄보디아 프놈펜 교당에 햇빛발전소를 지원했다.
 

교당의 옥상에서 세상의 지붕으로
둥근햇빛은 지난 7월 9일 원불교 서울교당에서 열린 ‘둥근햇빛 10주년 기념대회’를 통해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원불교 RE100 활동을 어떻게 펼쳐나갈 것인가를 설명했다. 송 이사장은 “100주년 100개 햇빛교당을 이끌어오며 이제는 몽땅햇빛교당으로 그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교당의 옥상에서 세상의 지붕으로’라는 주제로 네팔과 캄보디아 등 해외에도 발전소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통일햇빛기금을 통해 북한에도 태양광발전을 지원하고자 한다”면서 “탄소중립은 에너지 자력양성이다. 특히 원불교 RE100을 위해서는 각 교당의 전기소비량을 산출해야 한다. 그러려면 교무님들의 많은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둥근햇빛은 그동안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해 운영해왔던 교당 중 3개 교당을 선별(구로·신길·화곡교당), 장비 및 전기공사 등 리모델링에 대한 일체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2023년 7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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