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여원 기자
이여원 기자

미국총부에서 두 번에 걸쳐 진행된 미주교화토론회의 주제 중 하나는 ‘재가출가 및 교무제도 개선’이었다. 토론회는 이 논의가 왜 필요한가부터 짚었다. 액면 그대로, 미국원불교에 맞는 출가제도를 모색하자는 것이고, 현재 미국에 있는 출가들을 위한 제도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원불교의 법제 제정과 방향 정립을 위해 실시했던 설문조사(미국총부 53명 재가출가 교도 참여)가 토론회의 근간이 됐다. 현 전무출신 규정은 전무출신이 ‘사가에 구속받지 아니하고 그 임무에 전일(전무출신규정 제4조)’해야 하며 ‘가정사를 전무출신 승낙인이나 배우자 기타 가족이 담당(전무출신규정 제28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대한 미국전무출신들의 생각이 설문을 통해 구체화 됐다. ‘결혼한 전무출신의 사가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질문에 ‘전무출신의 기본 전제이므로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야 한다(43.4%)’와 ‘사가에 대한 책임을 어느 정도 담당할 수 있게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37.7%)’는 의견이 비등했다. 

한 걸음 더 들어간 질문이 ‘전무출신의 교단 밖 직업 허용’이다. 교단의 공의를 거쳐 허가를 얻게 하자는 의견(51%)이 높았고, 직업에 따른 급여가 교단으로 귀속되는 조건에서 허용(22.6%)하자는 의견 순이다. ‘직장을 갖는 전무출신의 정양’에 대한 후속 질문에는, 최소한의 의무교금(10%)를 낸다면 ‘전무출신으로는 인정하되 정양은 각자가 책임지도록 한다(69.9%)’는 의견이 월등했다.

미주교화토론회는 전무출신의 공동생활, 전무출신의 직종제, 전무출신의 기수제와 종신서원, 전무출신 제도 개선 시 중앙총부 전무출신 제도와의 관계에 대한 고려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현지에 맞는 합리적인 의견들이 도출됐다. 한 가지 주목되는 것은, ‘중앙총부의 제도에 대한 고려’에서 현지인들에게 출가를 위한 제도의 문을 열되, 중앙총부 전무출신 제도와 큰 틀에서 함께 한다(75.5%)는 의견이 대세였다. 출가제도 개선 등 미국원불교에 맞는 합리적인 법제 정비를 하되, 전무출신 법제의 큰 줄기는 중앙총부에 맥을 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마음 모아 한 발 한 발 내딛는 미국총부 구성원의 걸음이 귀하고 또 귀하다.

미국 현지에서 재가출가 교도들과 첫 만남을 가진 전산종법사는 “교단 4대, 세계를 향해 도약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미국총부가 맡고 있다”는 말로 교역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오직 ‘신심’과 ‘공심’으로 헌신하고 있는 미국 동서부 재가출가 교도들을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이 뛴다.

[2023년 7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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