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교도
이준원 교도

[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이따금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인류는 달나라를 정복하고 먼 우주를 탐사하면서도 정작 가장 가까운 자신이란 존재의 깊이를 다 알지 못한다. 과거에서 현재까지는 한 길로 이어지지만, 현재에서 미래로 가는 길은 모른다. 

최근 그리스 여행을 다녀왔다. 유적과 유물을 보며 느낀 점은 ① 신본주의에서 인본주의로 ② 내세 지향에서 현세 지향으로 ③ 추상적 관념을 일상의 실용으로 문명이 진화했다는 점이다. 의식주에서 실용을 지향하고, 예술과 과학의 발달 그리고 문물의 교류로 정신은 진화한다. 전쟁 속에서도 평화에 대한 염원은 변함이 없다. 

공부는 뿌리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소크라테스가 당시 청년들에게 말했다는 “너 자신을 알라(그노티 세아우톤)”은 델포이 아폴론 신전 앞마당에 새겨진 글임을 알게 됐다. 여행을 다녀와 검색해보니 여기서 말하는 ‘너 자신’은 시대 상황에 따른 ‘운명’, 새롭게 나타나는 ‘시대정신’, 그리고 ‘양심의 소리’라는 뜻이 담겨 있었다. 

소태산 대종사의 가르침은 공부와 인생이 둘이 아니다. ‘공부의 요도’ 삼학팔조로 참나를 찾고, ‘인생의 요도’ 사은사요로 일상 속에서 세상을 살아간다. 우리는 의식주 자력양성 과정에서 무시무처 일상 경계를 접한다. 골프의 교본을 만든 벤 호건이 말했다. “내가 친 100타 중에서 완벽한 샷은 3, 4개에 불과하다.” 그만큼 자신에게 정직하고 골프에 충실했다는 뜻으로 본다. 경계에 처한 마음도 비슷하다. 

소태산이 일생의 역작으로 남긴 <정전>의 관점에서 인류 문명의 진화 과정을 생각해 본다. 전쟁과 평화! 전쟁으로 은생어해 역수적(恩生於害 逆數的) 진화를 하고, 평화로 은생어은 순수적(恩生於恩 順數的) 진화를 한다. 천존(天尊)에서 인존(人尊)으로 진화하며, ‘너의 조물주는 너, 나의 조물주는 나’임을 알게 된다.

교단 제4대는 ‘결복기 교운을 준비하는 시기’다. 매사 긍정적 시각을 지닐 때, 현재에서 미래로 가는 길이 밝게 열린다. 교단 3대에서 잘한 점은 잘한 대로 순수적 진화, 못한 점은 각성을 통한 역수적 진화에 기여했다고 보자. 설계는 미래를 위함이고, 미래의 주역은 청년이다. 출가와 재가 구분없이 청년이 주축이 된 교단 제4대 1회 설계특위를 별도로 운영해 청년의 소리에 경청해 보자. 

변화가 급속한 지금 시대는 끊임없는 창업의 시대다. 시니어의 경륜과 지혜, 주니어의 패기와 기술이 서로 소통하고 협업할 때 세대 간 차이를 뛰어넘어 지속 성장한다.

/솔로몬연구소

[2023년 7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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