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교무
김종진 교무

 

[원불교신문=김종진 교무] 건강한 호흡은 산소를 충분히 들이마시게 하는 동시에, 온몸에 기의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 그런데 만성병 환자들은 이 두 가지에 문제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산소가 부족하니 면역세포들이 백 퍼센트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기의 소통이 막히니 온몸에 에너지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병이 생길 수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기가 불통(不通)하면 통(痛)이 생긴다고 본다. 두 개의 ‘통’자에 같은 글자가 들어있다. 그러므로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 관련 만성병을 앓고 있다면 먼저 호흡법을 고쳐볼 일이다. 실제로 나의 진료실에서는 많은 환자들에게 호흡법을 지도한다.

‘모든 만성병은 스스로 다스려야 치료된다’고 본다. 그래서 한약이나 침과 함께 자가 치료법이 두 개의 바퀴처럼 만성병 치료에 중요하다. 과거 잘못된 생활로 인해 생긴 몸의 문제를 한약으로 바로잡아 주는 한편, 이제부터는 건강한 생활법으로 병의 근본 원인을 뿌리부터 제거해 나가는 원리다. 마음의 업장이나 몸의 업장이나 그 치료법의 원리는 같다.

병의 깊이에 따라 호흡의 깊이도 달라진다. 윗배만 나오는 호흡보다 가슴만 나오는 호흡이 더 나쁘고, 어깨만 들썩거리는 호흡은 그보다 더 안 좋다. 그런데 누구나 중병에 걸리면 스스로 노력하지 않는 한 자동적으로 호흡이 얕아져 간다. 이렇게 얕은 호흡을 고쳐 깊은 호흡으로 바꾸는 것은 난치병 치료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처음에는 익히는 게 쉽지 않지만 배꼽 호흡을 통해 가슴이 시원해지고, 배가 따뜻해지고, 그러면서 증상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끼면 자연히 열심히 하게 된다.

질병 치료에 정말 중요한게 호흡이지만 진료할 때 환자 지도에 활용하는 곳은 거의 없다. 하지만 그 병이 내장병이든, 신경병이든, 피부병이든 호흡에 문제가 있는 환자는 호흡을 고쳐야 치료가 된다. 

또 그런 난치병까지 없는 분이라 하더라도,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을 익히고 싶은 분들은 당장 이 호흡법을 연습해 보는 게 좋을 것이다. 숨을 잘 쉬는 것은 잘 먹는 것만큼 중요하다.

/김종열한의원장ㆍ전 한국한의학연구원장

[2023년 7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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