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노인복지센터 ‘노인맞춤돌봄서비스’ 거점 센터,
노인일자리사업, 마한노인대학, 생활지원사 심리치유,
여산면 꽃길 조성 등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당

9년 전이었다. 여산교당에서 운영하고 있는 노인대학을 취재했을 터. 힘든 농사일 잊게 하는 ‘재미지고 겁나게 좋은 시간’이라며 함박웃음 짓던 어르신들 생각에, 교당으로 향하는 길, 마음이 먼저 앞선다.
다시 찾은 여산교당, 교당의 주인이 따로 있을까. 어느 주인의 알뜰한 손길 닿았을 교당 앞마당과 돌담 울타리엔 여름꽃이 소담하다. 교당 뒤편 텃밭엔, 지난한 장마 잘 견뎌내는 고추와 가지가 튼실하다. 내일 있을 노인대학을  위해 대각전에 가지런히 놓인 의자까지…. 
시간이 흘러도 교당은 그렇게 내 집 삼는 주인들의 손길 있어 정갈하다. 반갑게 맞이해주는 류응주·황인선 교무를 만났다.

 

4개 지역 거점센터, ‘노인맞춤돌봄서비스’와 ‘재가지원서비스’
여산교당에서 운영하고 있는 마한노인복지센터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이하 맞돌서비스)와 재가지원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교화 시너지를 톡톡히 내고 있다. 류응주 교무는 “전임 조산호 교무의 지극한 노력으로 센터가 안정화됐고, 이후 지역 보은 봉공 사업의 기반”이 됐음을 가장 먼저 꺼냈다.

이와 함께 센터 직원으로 재직하다 출가한 황인선 교무의 조력도 빛을 발했다. “이곳(여산)이 고향인 황 교무가 쌓아온 인연을 최대한 활용해 지역에 안착할 수 있었다”고 류 교무는 마음을 표현한다. 

2020년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맞돌서비스는 마한노인복지센터가 4개 지역(금마, 팔봉, 여산, 왕궁) 거점센터로 지정되면서 본격화됐다. 512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생활지원사들이 매주 방문해 안부확인, 말벗, 생활교육, 일상생활 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랜 기간 센터에서 경력을 쌓아온 황 교무가 맞돌서비스를 전담해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재가지원서비스를 통해 독거노인들에게 치매예방 등의 사업을 펼쳐 촘촘한 복지의 틀을 완성해가고 있다.
 

 

마한노인복지센터 ‘노인맞춤돌봄서비스’ 거점 센터,
노인일자리사업, 마한노인대학, 생활지원사 심리치유,
여산면 꽃길 조성 등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당 

어르신에게 꿈을 심어준 희망의 일터
노인일자리사업(원기107년)을 다시 시작한 것도 큰 활력이 됐다. 정부의 지원으로 노인 120명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여산면의 문화재를 보존하고 관리하며 가꾸는 문화재지킴이사업에 참여하는 노인들은 마을 사랑과 성취감을 통해 삶의 활력을 찾는다.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마음은 한층 깊었다. 어르신들의 식사를 고민한 류 교무와 센터 직원들은 도시락 배달사업(월~금요일)도 진행하고 있다. “혼자 계시는 어르신들은 식사를 소홀하게 하기 쉽고, 이는 삶의 질로도 연결된다”는 류 교무의 생각에 직원들 모두 공감하고 합력한 덕분이다.

정성을 꾸준하게 바라보았을까. 지난해 후반기에는 여산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밑반찬 배달사업을 의뢰해왔다. 일주일에 한 번씩 5가지 밑반찬을 만들어 직접 집으로 배달해주는 봉사 또한 소홀함이 없다. 

 

백일홍 꽃으로 곳곳에 ‘꽃길’ 조성
여산교당은 지난해 교당 텃밭에 백일홍 등을 파종하여 꽃모종을 생산했다. 이렇게 재배한 꽃으로 6개 마을에 배분하였고, 백일홍 꽃 박스 130개를 만들어 여산면 주민자치위원회와 함께 여산면 소재지를 아름답게 장식했다. 

40여 명의 노인일자리 어르신들은 백일홍 4종류를 예쁘게 심고 여산면 곳곳에 꽃 박스를 배치해 아름다운 꽃 거리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교무님~ 우리가 심은 꽃이 이쁘게 잘 커요~.” 지역 어르신들이 오며 가며 교당에 들러 전해주는 꽃 안부. 일주일에 3일(월·수·금)은 노인일자리 어르신, 목요일은 노인대학 수강생, 그리고 수시로 꽃 안부 전해주는 마을 누구누구의 걸음까지 끊일 날 없는 교당. 하여, 이런 말도 금새 수긍이 간다. “여산교당 문턱이 닳아 없어지게 생겼다.”
 

‘원불교, 찾아가는 마음돌봄치유’
지난 6월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다. 마한노인복지센터 생활지원사들을 위한 도예작품전시회다. ‘2023년 원불교 찾아가는 마음돌봄치유’ 사업의 일환으로, 여산교당은 센터의 사회복지사, 생활지원사들을 위한 대면 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황 교무가 취지를 전한다. “노인맞춤돌봄 사회복지사, 생활지원사들은 감정노동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르신들을 위해 애써주는 직원들이 심리치료를 통해 마음을 위로받는다면, 대상자인 어르신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4개월 16주의 강의와 실습을 통해 머그컵과 화병, 향꽂이, 접시, 촛대, 메모꽂이 등 ‘나만의 작품’이 만들어졌다. 작품마다 행복·깨달음·마음·여정·정성·순수·비움과 채움 등 ‘나만의 키워드’도 직원들 마음에 새겨졌다. 

누군가를 만나면 신심도 생겨나고 희망도 갖게 되는, 그런 사람. 교도 한 분 한 분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전하는 류 교무의 마음이, 여기에 닿아있다.
그리고 어르신들 향한 마한노인복지센터 직원들의 마음도, 다름없이 여기에 닿아있다.
 

[2023년 7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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