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균
윤덕균

일원 45상(과일 상): 과일이 구형이나 원통형의 모양을 하는 이유는?
모든 도형 중 2차원에서는 원형이 3차원에서는 구형이 가장 효율적이다. 과일을 보면 자연적으로 각형을 갖는 경우는 없다. 과일은 대부분 구형이거나 원통형으로 돼 있다. 
여기서 2차원 공간의 모든 도형 중에서 원형이 가장 효율적인 것을 검증할 수 있다. 만일 10㎝짜리 끈으로 도형을 만들어 본다면, 원형의 넓이가 가장 넓다. 만일 삼각형으로 만들면 그 넓이는 원형에 비해 60.4%, 사각형으로 만들 경우에는 넓이가원형에 비해  78.5%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우주 만유는 효율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원형으로 만들어진다.

3차원으로 확대하면 구형이 각형보다 표면적에 비해 부피가 가장 크다. 바꿔 말하면, 동일한 부피의 물건 중에서 표면적이 가장 작은 것이 구형이다. 가로, 세로, 높이가 각 3㎝인 정육면체의 부피는 27.3㎤다. 그런데 이 정육면체의 표면적은 54㎠다. 반면 27㎤의 구형의 표면적은 43.5㎠에 불과하다. 정육면체에 비해 구형은 약 80%의 표면적으로 동일한 부피를 갖는 셈이다. 

과일나무는 벌레나 다른 이물체가 침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과일 껍질을 매우 두껍고 조밀하게 만든다. 과일나무 측면에서 보면 ‘어떻게 하면 껍질의 크기를 줄이고 큰 부피의 과일을 만들까’하는 것이 과제다. 그래서 같은 부피에서 표면적이 적어 껍질의 크기를 최소로 하는 구형을 과일의 표면으로 선택한다. 과일 뿐 아니라 만유가 원형이나 구형을 갖는 것은 그것이 가장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다. 
 

만유가 
원형이나 구형을 갖는 것은
가장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다. 

일원 46상(돔 상): 종교 건물에 돔형이 많은 이유는?
바티칸 시국은 이탈리아 수도 로마 안에 또 하나의 국가로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작은 도시 또는 대도시의 한 구역에 지나지 않은 작은 면적을 가지고 있지만 오래도록 전 세계 가톨릭 신도들의 성지다. 이 바티칸 시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건물이 산 피에트로 성당, 즉 성 베드로 성당이다. 이 성당의 이름이 사도 베드로의 이름을 딴 것은 사도 베드로가 가톨릭의 1대 교황으로 가톨릭교회를 성립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성 베드로 성당의 돔인 큐폴라는 돔의 정점을 둥글게 뚫어 빛이 들어오게 설계돼 신성한 느낌을 준다. 

여기서 돔형 건축은 일반 건축물보다 비용이 수 배에 이른다. 하지만 여러 가톨릭 성당뿐 아니라 이슬람 사원도 돔형 건물이 대세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돔형 건축물은 종교적 안식을 준다. 

발달심리학자 로버트 판츠는 신생아의 주의력을 조사하기 위해 신생아에게 원 안에 있는 사람 얼굴, 신문기사, 동심원, 빨간색, 흰색, 노란색 등의 자극을 제시하고 각 사물을 주시하는 실험을 했다. 신생아들은 본능적으로 각진 네모, 세모보다 둥근 원이나 곡선을 선호했다. 로버트 판츠의 결론에 의하면 원형은 엄마의 품을 떠올리게 하는 안정감이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원형의 자궁에서 태어난 인간이 동그란 모양을 선호하는 것은 본능과 같다. 돔형 건축물이 어머니의 자궁과 같이 안정감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종교 건축물들 역시 어머니의 품과 같은 느낌을 주는 돔형을 선호한다.

/한양대학교 명예교수·중곡교당

[2023년 7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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