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들어선 베이비붐 세대, 성숙·여유·헌신적인 신앙인
종교계, 시니어교화 경주… 독립교회·손주에게 신앙 전수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대한민국의 현재를 이룩한 공도자이지만, 날로 늘어나며 더러는 부담스러운 세대. 우리 사회 고령자, 즉 시니어를 이르는 설명이다. 시니어 세대는 종교계에서도 가장 많은 비율이지만, 젊은 층에 맞춰지는 교화 초점에서 다소 비껴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세대교화의 시대, 우리는 시니어들을  어떻게 숭배하고 교화해야할까. 

전쟁 직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2023년 70대에 들어섰다. 그간 이들을  복지나 책임의 대상으로 보던 시각은 점차 변했고, 종교계도 마찬가지다. 특히 코로나19는, 시니어들이 가장 적극적이며 성실한 신앙인임을 확인한 계기도 됐다. 

이들은 우리 사회 가장 성숙하고 여유로우며, 신앙적이고 헌신적이다. 건국 이래 자녀보다 부유한 유일한 세대이며, 주도성과 책임감이 강하고 탈연령적 성향으로 ‘액티브 시니어’로도 불린다. 손주양육, 조손가정의 증가로 조부모로서의 신앙을 손주에게 잇는 ‘다음세대교화’의 키도 쥐고 있다.

시니어교화에 먼저 움직인 종단은 고령 신자 비율이 가장 높은 불교다. 2000년을 전후로, 봉은사의 봉은연화대학, 홍법사 평생교육원, 평화재단 시니어 아카데미 등이 설립됐다. 
 

개신교는 아예 ‘시니어교회’를 설립했다. 경기도 성남의 갈렙교회는 선한목자교회에서 만 66세 이상 신자들을 위해 2013년 독립한 교회다.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던 이들은, 갈렙교회에서는 가장 젊고 활발한 주체가 된다. 물론 과정이 모두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2021년 한 포럼에서 심우인 담임목사는 “설립할 당시만 해도 시니어들의 생각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교회에서마저 뒷방 늙은이 취급을 당해야 하냐는 반발이 컸다”며 수차례 공청회와 설명회를 거쳤다고 밝혔다. 

천주교는 교구에 노인사목팀을 2005년 신설해 시니어사목을 경주 중이다. ‘조부모신앙학교’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신앙의 전수자’로 세워 변화된 양육, 놀이, 훈육, 칭찬방법에 이어 영적인 자존감, 마음의 대화, 말씀, 지구를 주제로 ‘신앙전수법’을 교육한다. 또한 인생 2막을 앞둔 만 55세 이상을 위한 1년 과정의 성경학교를 운영하는 것도 눈에 띈다. 만 75세 이상 노인 사목 아이디어, 성당이나 노인대학 프로그램들도 공모해왔다.

원불교에서는 49년 역사의 이리노인대학(현 이리행복대학)을 비롯, 여산교당, 송천교당 등이 노인대학을 열어 시니어교화를 견인해오고 있다. 
 

‘시니어’ 향해 문 활짝 연 ‘종교계’


이제는 이미 고령화된 지역의 교당이 시니어들을 위해 교당 문을 활짝 열고 있다. 

좌포교당은 농업경영체 등록, 농협 정조합원 자격 등을 바탕으로 의료봉사, 위안잔치콘서트, 노인일자리사업 등을 펼쳐 ‘마을의 아들’로 역할하고 있다. 서울에서 노인 비율이 많은 사직·종로교당은 인근 경로당 어르신들의 장수사진을 찍어주고, 의정부교당은 치매 프로그램으로 지역민들의 발길을 이끈다. 퇴임 후 고향마을의 이장이 된 장연광 원로교무의 농촌교화도 원불교 시니어교화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시니어교화에 대한 교단적 노력은 아직 더딘 편이다. 고령 교도와 지방 교당 비율이 큰 원불교야말로 구조상 시니어교화에 가장 적합하며 그 결실도 기대할 만하다. 이를 전담하는 부서나 연구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2023년 7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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