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소장
이준원 소장

[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위기와 위험은 다르다. 위기는 정신만 차리면 기회(機會)가 있지만, 위험은 험난(險難)하여 앞이 보이지 않는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을 때 어떻게 하는가? 처음 온 길로 되돌아가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안동 하회(河回)마을처럼 회룡고조(回龍顧祖) 자리, 태종의 헌릉(獻陵)도 온 곳으로 되돌아갔다가 나오는 형국이다. 

소태산이 창립한 일원회상 교단의 존재 목적은 ‘개교의 동기’에 나타난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 물질과 정신의 동시개벽 시대다. 존재 목적은 국가의 국시(國是), 회사의 사시(社是), 가문의 가훈(家訓)과도 같다. 불변이다. 다만, ‘시대를 따라서’ 실현하는 대상과 방법이 변한다. 변하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다. 

초기 교단사에 나타난 창립정신은 이소성대(以小成大)와 일심합력(一心合力), 사무여한(死無餘恨)과 혈심혈성(血心血誠)이다. 정산종사는 <건국론>(1945. 10.)에서 국가와 교단이 나아갈 방향, 시대정신을 제시했다. 마음단결과 자력확립, 충의봉공(忠義奉公)과 통제명정(統制明正), 대국관찰이다. 정교동심(政敎同心) 관점이다. 현재 정부나 교단에도 적용가능한 선견(先見)이다. 

재가출가 구분 없이 교단이 위기라고 한다. 위기라고 알아차리면 기회가 있다. 이때를 놓치면 험난한 위험에 봉착한다. 3대를 결산하며, 그간의 과정을 소태산 영전에 고(告)하듯 할 때다. “무엇을 어떻게 해서 잘했는지? 잘못했는지?”는 교훈으로 남겨야 한다. 창립정신으로 결산하고, 시대정신으로 설계를 해야 한다. 

소태산께서 위험한 상황에서 이르신 말씀을 배운다. “옛날 지은 죄를 뉘우치고 앞날의 선업을 맹세한다면, 천력(天力)을 빌어서 살 길이 열리기도 하나니, 여러 사람들은 정신을 차려라”(<대종경> 실시품 1장). 예수도 같은 위험에 처하여 “너희들은 어찌하여 이렇게 무서워하느냐? 너희가 어찌 믿음이 없느냐?”(<마가복음> 4장 40절)고 하셨다. 성인의 말씀은 곤경 속에서 더 빛을 발한다. 

삶의 지혜가 담긴 속담에서도 배운다. ‘거미도 줄을 쳐야 벌레 잡는다’, ‘솔개도 오래면 꿩을 잡는다’, ‘바위도 힘을 합하면 뽑는다’, ‘대중은 말 없는 스승이다’, ‘천둥 번개 칠 때 천하 사람 한맘 한뜻’, ‘구두장이 셋 모이면 제갈량 꾀보다 낫다.’ 전심치지(專心致志)다.

/솔로몬연구소

[2023년 7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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