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어른’이 됐다는 것을 어떻게 기준 지을 수 있을까? MZ세대의 기준에서 ‘어른’은 간단하다. 내 돈으로 구슬 아이스크림을 사 먹을 수 있다면 바로 ‘어른’이다.

천원 이하의 그저 그런 막대 아이스크림과는 달리 부모님을 조르고 졸라야 겨우 하나 얻을 수 있었던 4천원 가량의 구슬 아이스크림을 고민 없이 ‘내 돈으로’ 사 먹을 수 있다니! MZ세대는 그 보람으로 사회초년생의 설움을 씻는다.

이렇듯 MZ세대가 지향하는 ‘나를 위한 소비’, 일명 ‘미코노미’가 인기다. 미코노미는 ‘나(미, Me)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경제(이코노미, Economy)’를 일컫는 합성어다. 자신을 위한 소비에 집중하는 것으로서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 혹은 비난에서 벗어나 나만의 기준으로 살아가는 ‘나나랜드’를 꿈꾼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다른 우선순위보다 나 자신을 아끼고 위하는 소비가 늘어났다. ‘셀프 기프팅’ 즉 나를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거나, 어릴 때 결핍으로 자리 잡은 장난감, 피규어 등을 구매하는 키덜트(Kid+adult, 아이와 어른의 합성어)족도 등장했다. 이는 조직을 우선하며 생활에 필요한 돈을 벌고, 저축했던 기성세대와는 사뭇 다른 MZ세대만의 소비 풍속이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오랫동안 대한민국에 자리 잡았던 고정관념을 깨는 소비다. 가부장제에 억압받았던 여자들은 홀로 배낭여행을 떠나거나 클라이밍, 캠핑 등 액티비티한 여가활동을 즐기고, ‘어디 남자가’ 하며 성 역할 고정관념 아래 성장한 남자들은 그동안 숨겨왔던 피부 컴플렉스를 위한 피부과 시술과 스킨 케어에 지갑을 연다. 이 모든 것은 잔소리와 눈총에서 벗어난 당당한 ‘내돈내산(내 돈으로 내가 산다)’이기에 가능하다.

종교도 그렇다. 조부모님 때부터 다녔던 교회나 성당에 억지로 따라나서야 했던 청년들은 경제적 자립을 이루면서 종교의 자유도 함께 이뤄낸다. 이때 청년들은 스스로 믿고 싶은 신앙을 찾아 나설 수 있다. 그러니 이제, 엄마가 가라고 해서 또는 아빠에게 혼나지 않으려고 향하던 교당이 아닌 ‘나 스스로 가고 싶은 교당’이 필요하다. 

크고 비싼 가구가 아닌 원룸에 사는 청년들의 실생활을 적극 반영한 ‘취향을 살다’ 캠페인으로 호황을 이룬 가구 브랜드 ‘일룸’이나, 사회초년생 MZ세대에게 보내는 응원 메시지가 쓰인 캔으로 감동을 선사한 ‘코카콜라’처럼 기성세대만을 위한 교화 현실에 청년들의 미코노미를 겨냥한 원불교만의 마케팅이 필요하다.

[2023년 7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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