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호 교무
현상호 교무

[원불교신문=현상호 교무] 지난 6월 14일 유럽 연합 의회에서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규제법을 통과시켰다. 유럽 연합 의회에서는 향후 도래할 미래 인공지능 시대가 초래할 여러 가지 등급의 위협 중 받아들일 수 없는 위협적인 기술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사람 또는 특정 취약 집단에 대한 인지행동 조작(예를 들어 어린아이의 위험한 행동을 조장하는 음성 인식 장난감). 둘째, 사회적 점수 매김: 행동, 사회 경제적 지위 또는 개인 특성에 따라 사람들을 분류하는 것. 셋째, 안면 인식과 같은 실시간 및 원격 생체 인식 시스템. 이 세 가지 기술은 인공지능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점수화해 인간의 건강, 안전,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문제는 이 법이 통과돼 연말에 실행되더라도 미래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해 인간이 규제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발달을 하게 되면 결국 무의미한 법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소태산은 〈정전〉 개교의 동기에서 “물질 세력의 발달을 그대로 두고 보면 결국 정신 세력의 항복으로 인한 인간의 노예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을 예측했다. 그 우려가 현실로 도래해 물질이 인간 정신을 위협하는 세상이 온 것이다. 

소태산은 미래를 예측만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인류를 구원할 것인가 고민했고, 그 방법으로 구인제자들에게 “지금 물질문명은 그 세력이 날로 융성하고 물질을 사용하는 사람의 정신은 날로 쇠약하여, (중략) 세상의 구할 뜻을 가진 우리로서 어찌 이를 범연히 생각하고 있으리요”라며 법인기도를 시작했다. 

소태산이 최초의 교화단과 함께 법계의 인증을 받기 위한 기도를 한 이유는 바로 사람만이 세상을 변화시킬 요소가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즉, 이 세상에서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보고 과거를 반성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인간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물질개벽 시대의 희망이 바로 원불교인들일 것이다. 물질 위협의 미래를 정확히 예측해 정신개벽의 길을 열어준 유일한 성자인 소태산 대종사를 스승으로 모시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는 간절히 이 법을 원하고 갈망하고 있다. 오직 교법으로 단련되고 실천할 수 있는 인격자들만이 시대를 선도하고 미래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반드시 나로부터 비롯해야 한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심고를 모시며 그동안 법대로 살지 못한 것을 참회했다. 그때마다 마치 소태산 대종사께서 “그 공부가 바로 옛 생활을 버리고 새 생활을 개척하는 초보이며, 악도를 놓고 선도에 들어오는 초문이니, 상호 교무가 과거의 잘못을 참회하여 날로 선도를 행한 즉 구업은 점점 사라지고 신업은 다시 짓지 아니하여 선도는 날로 가까워지고 악도는 스스로 멀어지나니라”고 격려하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결국 세상의 미래를 예측하신 소태산의 법대로 하고 안하고는 자신에게 달렸다. 나 스스로 과거 교법대로 실천하지 못한 삶을 반성하고 앞으로는 교법대로 실천할 것을 다짐한다. 

그리고 우리 원불교 교도들이 3대를 마무리하고 4대를 열어가는 새로운 힘을 얻기 위해서는 참회와 기도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 모두 법인절을 맞이해 소태산의 포부와 경륜을 실현하는 참 제자가 되기를 염원하고 다짐한다. 

/하와이국제훈련원

[2023년 8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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