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천 교무
이현천 교무

“교무님, 이렇게 더운데 왜 계속 따라오세요?”, “요즘은 핸드폰 카메라가 더 좋지 않아요?”, “왜 꼭 종이신문을 만들어야 하는 거예요?”, “기자가 되려면 어떤 자격증을 취득해야 해요?”

어떤 아이들은 땀에 젖은 기자의 모습을 보며 걱정을 하고, 어떤 아이들은 신문과 기자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아이들로서는 그동안 잘 보지 못했던, 보더라도 ‘사진 찍는 교무님’ 정도로만 알았던 내게 온 질문들이다.

고등신성회에서 만난 신성회원들은 그동안 봐온 교당 교무님, 교구 교무님 외에 ‘새로운’ 타입의 교무를 보고 신기함을 감추지 않았다. 

말을 붙이면 우물쭈물하면서도 “인터뷰처럼 대답해야 해요?”라며 언어를 정제해보려고 하고, 카메라 렌즈가 향함을 눈치채면 연신 포즈를 취한다. 진중한 태도 속에 배어 나오는 이 시기 아이들의 장난기는 절로 미소를 자아낸다.

원불교 인재양성의 요람 신성회는 주무 부서인 교정원 교육부와 각 교당현장의 합력으로 3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전무출신을 배출해 각국 각지 교당과 기관에서 일원대도의 경륜을 이어가는 데 역할했다. 

하지만 이번 신성회에서 강의와 취재를 맡아 보면서 들었던 여러 가지 생각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신성회는 모두가 함께 키우는 희망의 ‘못자리판’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주무 부서와 예비교무로 구성된 도우미들, 그리고 교당의 협조만으로는 이제 이 넓고 다양한 세상을 사는 학생들의 감성과 요구를 채우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 

요즘 학생들은 경쟁 일변도인 사회 현상을 따라 부와 명예를 추구하는가 하면 ‘가치 있는’ 인생, ‘진짜 행복’을 추구하는 그룹도 있다. 그리고 그런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학생들의 정서 한편에는 ‘성직자’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어 ‘굳이 성직자가 아니어도’ 하는 마음으로 진로를 찾는다. 

앞으로의 신성회는 어떤 못자리판이 돼야 할까. 우리의 사상선을 생각해보자. 모두가 다른 일을 하다가도 때에 따라 힘을 합쳐 공동의 목표를 이뤄낸다. 사상선처럼 신성회도 전교단적 협력으로 인재 양성이라는 공동목표를 이뤄내는 구조를 생각해 본다. 교화·교육·자선·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근무하는 교화직·전문직·봉공직 전무출신들이 주무 부서의 프로그램에 적극 협조하고, 학생들에게 ‘교무님’보다 ‘전무출신’이라는 삶의 방향을 제시해 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소태산 대종사의 경륜을 이해시키고, 그 경륜을 따라 온통 공도에 헌신하는 ‘다양한’ 삶의 형태와 보람을 적극적으로 전한다면 “나의 재능과 관심사는 이런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전무출신의 길에 보다 쉽게 접근하게 할 수 있다. 또 그런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은 교당 교무와 각 분야에서 근무하는 교무가 연계해 관심의 씨앗이 서원의 꽃으로 피어나게 연결성을 유지해보는 방법도 있겠다.

교당과 기관에서 심어낸 못자리를 교단 이곳저곳에 뿌리내리게 하는 사상선에 모두의 마음을 모아 인재풍년의 노래가 들려오길 바란다.

[2023년 8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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