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길가에 쓰레기가 많은 걸 보고 어느 순간 마음이 안 좋아져서 우리가 주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쏟아지는 잠을 이겨내면서 학교에 가는 것도 귀찮을 텐데, 집게와 봉투를 챙겨 등굣길에 나서는 학생들이 있다. 한 마음이 일어난 즉시 함께할 친구를 찾았고, 그때부터 두 학생은 매일 아침 쓰레기를 주우며 학교에 간다.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매일 작은 실천으로 소소한 감동을 전하는 이들. 원광여자중학교 보은회(원불교 동아리) 2학년 이성희, 서지은 학생이다. 

어른들도 쉽지 않을 ‘매일 아침 쓰레기를 줍자’는 약속이 지키기 어렵지는 않았을까. 서지은 학생은 “둘이 같이 하니까 마음을 챙길 수 있고, 또 가끔 도와주는 친구들도 있어요”라고 말했고, 이성희 학생은 “막상 처음 집게를 샀을 때는 충동적으로 해서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해보니까 재미있어서 질리지 않고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두 친구가 일으킨 작은 선한 마음은 주변의 도움과 칭찬 속에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등굣길에 마주치는 친구들이 도움을 주기도 하고, 오다가다 마주치는 어른들과 교직원들은 격려와 칭찬으로 이들의 작은 마음이 크게 이어지도록 이끈다. 특히 부모님의 적극적인 응원과 지원은 큰 힘이다. 함께 하는 친구들에게 간식을 공양해주거나 이들의 활동을 “멋지다”며 꾸준히 인정해줬던 것.
 

송미선 원광여자중학교장은 “등교지도를 나갔을 때 보면, 두 아이들이 늘 쓰레기를 주워오는 모습을 봐요. 이런 모습이 주위에 선행과 용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라는 말로 두 학생의 마음을 치켜세웠다.

학교의 귀공주 인성교육프로그램과 보은회 활동을 함께 하며 마음공부에도 열심인 두 친구. “짜증이 날 때는 마음을 멈추고 돌리려고 노력했어요”라는 말에 “네가?”라고 되물으며 마주보고 웃는 모습은 영락없는 ‘찐친’이다. 그 모습에 송 교장이 이야기를 보탠다. “성희는 자기보다 성적이 잘 나온 친구에게 시기심을 내기보다 타인의 성과를 ‘멋지고 존경스럽다’라고 인정하고 더 노력하겠다고 하면서 마음을 예쁘게 써요.”

졸업할 때까지 지금의 봉사활동을  이어가겠다는 두 친구에게는 어떤 바람이 있을까. “앞으로 우리가 다니는 길이 깨끗했으면 좋겠고, 많은 사람이 ‘나 하나라도 버리지 말자’는 마음을 냈으면 좋겠어요. 바다 환경오염에 대한 영상도 본 적이 있는데, 그런 활동에도 참여해보고 싶어요.”

[2023년 8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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