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캐롤라이나교당 미니 리트릿… 성지순례 겸해 열려
낯설지만 익숙하고, 새로워서 흥미로운 새 시도에 눈길

[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내일 노스캐롤라이나교당 교도님들을 익산성지로 초대해요. 비행기 탈 필요 없이 성지를 만나게 하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요.”

8월 19일 아침 7시, 입추에 말복까지 지났음에도 뜨거운 날씨 속을 소원공 교무는 걸었다. 성지순례인 듯, 걷기 명상인 듯, 때로는 5분 10분씩 자리를 펴고 앉아 선을 하고 동선(動禪)도 했다. 그를 비추는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는 38명의 외국인 교도들이 있었다. 노스캐롤라이나교당 미니 리트릿(작은 선명상 훈련) 풍경이다.
 

‘실시간 랜선 성지순례’는 어쩌면 원불교 내에서 최초의 시도. 교도들에게 “내가 한국에 가 있는 동안 그곳으로 여러분을 초대하면 어떻겠냐”고 물어본 것이 이날의 비롯이 됐다.

상주선원 법당에서 줌(ZOOM)을 통해 만난 이들은 잠깐의 명상과 자기소개 등을 하고 소 교무의 걸음을 따라 성지순례를 시작했다. 상주선원에서 영모동산으로 이어지는 숲길, 그리고 그 길에 핀 꽃과 곧게 선 나무들이 화면에 담긴다. 발걸음을 옮기는 소리, 새 소리도 함께다. 소태산대종사성탑을 오르는 소 교무의 모습을 김동주 교무(상주선원)가 담아주면 소 교무는 소태산 대종사 친필과 십상 등을 소개하고, 풍경 좋은 어떤 지점들에서는 앉아서 명상을 진행했다.
 

랜선 성지순례에 참석한 현지인들의 소감으로 이날의 분위기를 전한다.

“총부를 방문한 적이 있었던 우리 몇몇에게 익산 성지의 중요한 장소들, 건축물들을 다시 만난다는 것이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다. 방문해 본 적 없는 이들에게는 원불교의 발원지를 찾아보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받은 초대였다. 원공 교무님이 총부의 아름다운 캠퍼스를 걸으면서 우리를 고요한 내면으로 인도하는 목소리를 들으며 선 명상을 하면서, 우리를 하나로 만든 인연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즐겁고 평화로운 시간이었다.(For those of us who have visited Iksan, it was meaningful to recognize important places and sculptures; for those of us who have yet to visit, it was an invitation into a new possibility of discovering the origins of Won Buddhism. It was a joyful and peaceful experience for our sangha to meditate together while Reverend WonGong moved around the beautiful campus, to hear her voice guiding us to the stillness within, and to contemplate the affinity that brought us together.” (Nate Jackson, 네이트 잭슨, 법명 원제선)

“금요일 저녁시간에, 원공 교무님의 빛나는 미소와 평화로운 기운을 느끼며, 아름다운 원불교 성지를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우리 교당과 얼마나 비슷한지 볼 수 있게 되어 특별하게 느껴졌다. 함께 진행해 주신 교무님과 깊은 명상과 염불선을 하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이 시간은 내게 꼭 필요한 것이었다.(It was wonderful to see your radiant smile, feel your peaceful presence, and see the beautiful headquarters of Won Buddhism on Friday night. It was special to see how similar the landscape is to our home in North Carolina. Thank you and your colleagues for offering the opportunity for deep meditation and chanting; it was certainly what I needed.)” (Christine Ball, 크리스틴 볼)
 

“원불교 익산성지를 소개해 주시고, 함께 수행하는 시간이 적절히 잘 배치되었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행복한 놀라움은, 오랜만에 보는 교무님이 참 반가웠다는 점이었다. 미국에서도 저는 교당에 멀리 떨어져 살고 있어서 온라인으로밖에 참석을 못하는데, (한국을 방문 중이어서 한동안 안 보이던) 교무님과 이렇게 온라인으로 다시 함께 수행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이러한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셔서 감사하다.(It was paced well between sharing Iksan and sharing practice. My main takeaway - which was unexpected, a happy surprise - was how I loved seeing you 'in person' or live. I realized how I have missed your presence, even from a distance. So being in your presence again was the highlight. Also, appreciation for you doing this.)” (Leslie Cayce, 레슬리 케이시, 법명 원지선)

“익산 성지의 심장부에서 교무님과 함께 좌선하고 수행해보는 것은 정말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소태산대종사성탑에서 기도하고, 소태산 대종사님의 친필로 쓰인 사은 기도문을 다시 봄으로써 함께 한 훈련 시간은 더욱 의미가 깊었다. 신성한 곳에서 고요히 좌선할 때, 지리적 거리감은 사라지고 온라인을 통한 소통과 연결에서 오는 은혜가 아름답게 펼쳐졌다. (Meditating and practicing together with Rev. WonGong while she was in the heart of Iksan was magical! Being at Master Sotaesan’s memorial site (sacred pagoda, 성탑) and seeing his familiar prayer his in his own handwriting added a powerful depth to our time together. As we meditated in these sacred places together, geographical distance dissolved, and the blessings of online communication and connection were beautifully revealed!)” (Kathleen Herr, 캐틀린 허, 법명 원허주)

“한국 익산에서 줌으로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하다. 총부 정원을 둘러 볼 수 있는 시간이 좋았다. 훈련은 평화롭고 생기를 얻도록 해 주었다. 우리는 하나로 연하여 있으며, 하나의 세상 아래 같은 공기를 나누고 있음을 한국에서 다시 알게 해 주어서 감사하다.(Thank you for joining us via Zoom from Iksan. I enjoyed the virtual tour of the gardens there. The retreat was peaceful and refreshing. Thank you for reminding us from Korea that we are indeed One—sharing the same one world, sharing the same air.)” (Steve Schlosnagle, 스티브 슐로스네이글)
 

 

[2023년 8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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