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이하 세계잼버리)가 8월 1~12일 새만금에서 열린 가운데, 한국스카우트 원불교연맹의 활약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에 원불교신문에서는 뜨거운 현장의 한가운데서 원불교 정신을 보여준 지도자들과 ‘원불교 스카우트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좌담을 진행했다. 8월 25일 줌(ZOOM)으로 열린 좌담에는 육관응 원불교연맹장(교무, 신현교당), 김세은 부연맹장(교무, 배내청소년수련원), 공세철 대장(신림교당), 박승엽 대장(지평선고등학교), 박범진 운영요원(예비교무, 원불교대학원대학교)가 함께했다. 본 이야기는 8월 넷째 주와 9월 첫째 주에 걸쳐 총 2회 게재될 예정이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육관응 연맹장, 박승엽 대장, 장지해 기자, 김세은 부연맹장, 공세철 대장, 박범진 운영요원.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육관응 연맹장, 박승엽 대장, 장지해 기자, 김세은 부연맹장, 공세철 대장, 박범진 운영요원.

세계잼버리에서 원불교연맹의 활약이 돋보였다는데.
박승엽: 원불교연맹이 담당한 올림피아 서브는 설영(야외에 천막을 설치함)이나 취사 등에 대한 사전교육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학생들과 숙영지에 도착했을 때 모든 게 수월했다. 예기치 못한 상황마다 즉각적인 대응도 잘 해줬다. 힘들 때 먼저 나서는 대원도 있었고, 폭염 속에서도 서로를 잘 챙겼다. 그 과정에서 함께 성장했다. 원불교연맹으로 함께하게 돼 특히 더 혜택을 본 것 같다.


박범진: 이번 세계잼버리가 첫 스카우트 활동이다. 정말 많은 경험을 했는데, 특히 마음공부를 실생활에서 실천하는 시간이 됐다. 저는 올림피아 서브 캠프에서 활동하며 야영지의 민원 처리, 식량 배식, 시설 관리 등을 담당했다. 그중 식량 배급은 특히 힘든 일이었는데, 우리 서브만 첫날부터 체계적이고 한 곳도 빠짐없이 배급을 마쳤다. 우리를 배우러 다른 캠프들이 찾아왔다.  공익심과 정성을 놓지 않고 끝까지 잘 해결하려는 원불교 사람들의 모습이 감동과 모범이 된 것 같다.


김세은: 여러 문제를 해결해가는 데 있어 외국과 한국 지도자 및 운영요원들이 화합을 잘해줬다. 원불교연맹은 잼버리 시작 4일 전부터 야영지에 들어가 준비를 했는데, 우리 서브는 무엇이든 다 같이 함께했고,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 잘 배웠다. 원불교 정신이 맞물리니 더 큰 시너지가 나면서, 모든 활동의 솔선수범이 됐다. 세계잼버리에서 원불교연맹은 올림피아 서브, 종교관, 과정활동 운영을 담당했다.


육관응: 위치가 멀어 많은 대원이 종교관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꾸준히 관심이 이어지는 것을 봤다. 잼버리장 종교관은 선·요가 지도, 연날리기, 원만이 만들기 등으로 원불교를 알리는 역할을 했고, 하섬해상훈련원과 원불교 익산성지 과정활동을 통해서는 많은 나라의 대원에게 원불교 선법과 원불교를 전하는 계기가 됐다.


공세철: 원불교연맹의 가장 큰 원동력을 저는 연대, 배려, 따뜻한 위로로 정리해보고 싶다. 대부분이 첫 참가라 잼버리 특성을 모르는 상황에서 시작이 됐는데, 교무님, 예비교무님, 대학생 지도자들이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 정신을 가지고 임하면서 구성원으로서 연대하는 정신과 배려하는 정신을 보여줬다. 덕분에 서로 따뜻한 위로를 느끼며 함께할 수 있었다.


육관응: 연맹장으로서 구성원들이 화합을 잘 해줘 가장 고마웠고, 외국 대원을 대할 때의 자세나 의식 진행 등에 있어서도 감탄이 절로 나왔다.

 

육관응  “어려운 상황에서 뭉치는 원불교 저력 확인”
박승엽  “늘 대처법 준비 돼 있는 원불교연맹”
김세은  “원불교 정신 맞물리며 시너지, 모든 활동의 솔선수범”
공세철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 정신으로 연대, 배려, 위로”
박범진  “공익심과 정성 놓지 않고 해결하려는 모습 감동”

힘든 순간도 많았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나.
공세철: 원불교연맹은 두 개의 대가 편성됐는데, 교사·교무·스카우트 활동 경력자 간에 역할 구분이 자연스럽게 되면서 업무 분담이 수월했다. 또 이번에 참가 대원들이 고3을 비롯해 고학년이 많았는데 대원들이 큰오빠 큰언니 역할을 잘해줬다. 저는 세계잼버리 기간 중 한국대표단 위원으로도 활동했는데, 단체 카톡방에서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고충을 많이 토로했다. 그런데 저는 말할 것이 없었다. 그만큼 서브 캠프의 지도자들과 대원들이 유대관계를 잘 맺고 있었고, 단장들이 잘 뭉쳐서 큰 어려움 없이 이겨낼 수 있었다.


박승엽: 원불교연맹 지도자들께서 ‘우리는 특별히 한 게 없다’고 말하지만, 사실 ‘미리 이렇게 준비하면 좋고, 반에서는 이렇게 해달라’ 등의 정보 공유를 잘 해주셨다. 잼버리장에서 많은 인원을 통솔하는 것은 첫 경험이라 어려움이 있었는데 늘 대처법이 준비돼 있더라. 덕분에 당연히 힘든 상황도 슬기롭게 넘어갈 수 있었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교무님과 선배 지도자님들이 묵묵히 끝까지 서포트 해주고 공진단도 나눠줘서(웃음), 다시 회복하고 다시 뭉치며 넘어갈 수 있었다. 먼저 앞서서 해주는 분들을 ‘따라가기만 해도’ 잘 지낼 수 있어 감사했다.


박범진: 날씨, 시설 등으로 인한 힘듦을 어쩔 수 없이 당해야 하는 상황이 가장 어려웠다. 하지만 그러한 분노, 슬픔, 안타까움 등을 터놓고 이야기하면서 달래고 위로하며 본래 마음자리를 바라볼 수 있었다. 함께한 사람들이 모두 청소년을 위하고 세계를 위하려는 사람들이어서 모든 과정이 슬기롭고 즐겁게 넘어갔고, 청소년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 뿌듯했다.


김세은: 올림피아 서브장을 맡아 ‘어떻게 하면 외국 운영요원들과 한국 운영요원들이 잘 어우러져 활동할 수 있을까’가 가장 큰 화두였다. 그것이 무너졌다면 정말 힘든 잼버리가 됐을 텐데, 원불교 예비교무와 청년교도들이 융합을 정말 잘해줬다. 또 우리 서브가 중앙에서 가장 멀다 보니 시설이 고장 나면 가장 늦게 고치러 왔다. 결국 ‘안되는 것은 우리가 직접 하자’ 하고 예비교무들과 직접 고친 경우도 많다. 한 예비교무는 식사하는 시간 외에는 늘 분리수거장에 가있었다. 그런 모습이 다른 서브와의 차이였다.


육관응: 어려움을 극복하는 게 스카우트 정신인데, 언론 등에서 오히려 아이들을 나약하게 만든 것 같다. 현장에서 대원들의 표정은 매우 좋았고, 서로 돕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많은 후원도 큰 힘이었다. 전북·중앙·광주전남교구를 비롯해 많은 교당이 후원을 해줬고, 종교관 일원상, 마스크 등을 후원해 준 교도들도 있다. 또 지역연계 프로그램으로 익산성지 순례 과정활동을 진행하는 데 있어 재정산업부, 교화훈련부 등 교정원 재가출가 교도님들과 삼동청소년회가 자기 일처럼 도와줬다.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 더 뭉치고 돕는 원불교의 저력을 다시 느꼈다. 
(다음 호에 계속)

※ ‘가치 있는 수다’는 ‘가볍고 치우침이 있는 수다’의 줄임 표현이다. 이슈와 주제에 따라 세대별, 연령대별, 기타 그룹별로 모여 조금은 치우친, 하지만 그러기에 더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한다.

[2023년 8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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