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오성 교무
장오성 교무

[원불교신문=장오성 교무] 나는 물 위를 걷을 수 있다. 나는 날아다닐 수도 있고, 눈비가 내리게 할 수도 있다. 나는 무엇을 태어나게 할 수도, 사라지게 할 수도 있으며, 죄벌을 줄 수도 있다. 뭐든지 할 수 있는 만능자인 내겐 불가능이 없다. 나는 일체의 기적을 행할 수 있다. 심히 부럽지 않은가. 어떻게 그런 능력을 갖게 되었는지 묻지 말라. 그냥 애초부터 가지고 있는 능력이니 말이다.

이 모든 게 가능한 이유는 내가 곧 천지이고 천지가 곧 나이기 때문이다. 천지가 하는 일체의 일은 내가 하는 것이다. 나 아닌 것이 없으니, 물 위를 걷는 무엇이 있다면 내가 걷는 것이요, 하늘을 날고 있는 것도 다 나다. 우주 안 일체 존재가 곧 나요, 일체의 작용이 나의 작용이요, 일체의 변화가 나의 변화다. 

우주 안 이 모든 존재들을 동시에 동작시키는 것은 우주에 가득한 무한동력이다. 일체 존재는 배터리 없이는 한 치도 움직일 수 없는 로봇이다. 로봇은 배터리가 있어야 눈 한번 깜박이고 한걸음 걷고 동작 하나가 가능해지며, 그 모든 작동은 정교한 프로그램에 의해 이뤄진다. 배터리와 프로그램 없이는 개미 한 마리도 꼼짝할 수 없다. 일러주지 않았는데 신기하게도 새들은 때가 되면 집을 지을 줄 알고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울 줄 안다. 우주 안 무량무수의 존재들이 쉼 없이 신비롭게 다 알아서 작동되고 있다. 
 

천지와 하나인 내 뜻대로 
만사가 성사.
모든 일은 다 정확하고
바른 것이며
잘못되거나 나쁜 것은 없다.

인간 한 몸을 구성하는 100조가 넘는 세포를 정밀하게 운영하고 숨 쉬고 소화시키고 순환시키고 배설시키고 성장시키면서 삐걱거림 하나 없이 원활히 동작시키려면 얼마나 많은 프로그램과 배터리가 필요할까. 이 육근 하나 자유자재로 움직이도록 운영하는 것도 불가사의한 신비이고 기적인데, 일체 우주만물 모든 존재를 동시에 숨 쉬고 움직이고 존재하게 하면서도 프로그램은 오류가 발생한 적이 없고 배터리는 한시도 멈춘 적이 없다. 모든 존재와 그것의 작용 일체가 기적이고 이적이고 신비이고 신통묘술이고 마술이고 묘유다.

정말 믿어지지 않는 기적은, 이 모든 것을 저 텅 빈 허공이 한다는 사실이다. 이 눈앞 텅 빈 허공이 그 모든 프로그램의 운영자이며, 일체 움직임에 필요한 무한한 배터리를 제공하여 작동하게 만든다니, 이처럼 신기하고 기적 같은 일이 어디 있단 말인가. 텅 빈 허공이 태어나게 하고 죽게 하고 생각하게 하고 걷게 하고 꽃피게 하고 비를 내리고 온갖 것을 다 한다. 이 텅 빈 허공이 무한대의 우주까지 한순간도 쉼 없는 무한동력을 제공하고 만능만지로 한 치의 오류도 없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모든 것이 기적이지 이상한 짓 하는 게 기적이 아니다. 

일체가 기적 아님이 없다. 그 무한동력, 만능만지, 전지전능함이 바로 성품인 나다. 허공이 곧 일원이며 신이며 하나님이며 진리이며 천지자연이다. 천지와 동일체인 내가 이 모든 것을 행한다. 천지가 곧 나고 내가 곧 천지다. 천지와 하나인 나의 뜻대로 만사가 성사되고 있다. 모든 일은 다 정확하고 바른 것이며 잘못되거나 나쁜 것은 없다. 좋고 싫음을 분별하지만 않으면 모든 것은 다 진리이며 기적이다. 그 정확하고 위대한 일을 다 내가 한다. 

일체가 기적임을 아는 것이 깨달음이며, 대도정법은 사람으로서 잘 사는 길을 제시하는 인도상 요법이다. 신비한 다른 기적을 찬양하고 부러워하는 이는 선천시대 무지한 중생이다.

태어나고 자라나고 날고 기고 먹고 웃고 싹을 틔우는 일체가 기적 아님이 없다. 기적을 행하는 신은 따로 없다. 이 글을 읽는 그 자체가 기적이며, 그대가 바로 기적을 행한다! 

/변산원광선원

[2023년 8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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