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부, 국제공인 자살 중재 훈련 어시스트 과정
군종교구·생명사랑센터 교무 및 생명지킴이 강사 참여
원불교, 종교계 중 자살예방에 가장 독보적·전문적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교무님, 요즘 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구나. 혹시 어떤 방법으로 죽을지 생각해 본 적 있어?” “그냥… 옥상에서 뛰어내려야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정말 많이 힘들었구나. 그럼, 언제 죽어야겠다고 구체적으로 계획했는지 말해주겠니?” “음, 그렇게까지는 생각 안 해 봤어요.” “그럼 혹시, 죽어야겠다는 생각에 어떤 행동을 해 본 적이 있어?”

자살을 생각하는 교도가 상담을 청해왔을 때 어떡해야 할까. 대한민국 자살률이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실제 대화를 통한 실용적 자살 중재 능력 훈련 어시스트(Assist) 과정이 주목을 받았다. 8월 23~24일 서울과 익산에서 각각 진행된 어시스트 과정은, 원불교 문화사회부의 생명존중 다시살림 캠페인 3번째 과정이다. 앞서 ‘보고 듣고 말하기’ 등의 교육을 통해 탄생한 생명지킴이 강사들은 이번 과정으로 실제 자살을 막는 역량을 키워냈다.
 

이번 교육에는 사회복지사, 상담사, 교수 등 유관기관 종사자들을 포함해 서울과 익산 각 24명의 참가자가 함께했다. 출가에서는 자살예방교육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군종교구 민간성직자 교무들과 생명사랑센터를 운영 중인 상계교당·홍제교당에서 적극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는 ‘훈계가 아닌 무조건적인 지지’, ‘막연한 희망이나 비교가 아닌, 배려심 있는 대화’등을 배경으로 실제 자살을 중재하는 훈련이 진행됐다. 특히 ‘극단적 선택’ 등의 완곡한 표현보다는 ‘자살’이라는 적확한 단어를 사용한다. 직접적으로 입에 올림으로서 본인의 의지와 행동을 정의하고 객관화하게 하는 것이다.

자살은 더 이상 교단 밖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제1회 원불교 생명존중 전문가 과정 중 설문 결과, 교역자의 49%가 자살 문제를 가진 교도를 만났고, 실제 사망에 이른 경우는 58.8%에 이른다. 하루 평균 36.6명 즉, 40분에 1명이 자살로 사망(2022년)하는 가운데, 자살자는 마지막 3개월 이내 친구, 가족과 함께 종교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자살을 막기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 중에서도, 종교계에서는 원불교가 가장 독보적·전문적이다. 지난해부터 문화사회부는 보건복지부·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함께하는 생명존중정책 민관협의회 종교계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7개 종단의 ‘생명사랑센터’ 7곳 중 원불교는 상계교당과 홍제교당 두 곳이 현판을 달고 지역사회를 치유하고 있다.
 

특히 문화사회부는 지난해부터 원불교 자살예방 전문가인 ‘생명지킴이 강사’를 양성해왔다. 이 과정은 정신 및 유관기관 종사 2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지원이 가능한데, 원불교 교무에 한해 특별히 경력을 인정받았다. 교당과 사회 곳곳에서 마음공부 및 인성교육을 하며 교법을 기반으로 한 상담을 펼쳐왔던 점이 공인된 것이다.

4월 12일 나상호 교정원장은 대각개교절 기자간담회에서 “원불교 교무 절반을 자살예방 전문가로 양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문화사회부는 전문가 과정 및 역량 강화를 지속하는 한편,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과 함께 ‘원불교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2023년 8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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