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소장
이준원 소장

[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지나간 삶을 한마디로 압축해 본다. “열아홉에 소태산 <정전>을 만난 이후 잘못도 있었지만 그렁저렁 살았다.”

하늘의 초청장은 날짜도 시간도 적혀 있지 않다고 한다. 나이 96세 되신 어머니는 다리만 불편하지 아직도 정정하시다. 한글로 알고 있지만 ‘정정’은 한자다. 정자 ‘정(亭)’이다. “정정(亭亭)하다”고 하면 건강할 뿐만 아니라 마음이 정자처럼 열려있어 여유롭고 넉넉하다는 말이다.

‘지도’란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리키고(指) 인도한다(導)는 뜻이다. 지도층은 조직의 미션과 비전, 목표 달성에 책임을 진다. 미션은 조직의 사명, 존재 목적이다. 비전은 실현하고자 하는 장기적 미래상(未來像)이다. 비전 실현을 위해 단기별 기간을 설정한다. 목표는 각 기간별로 설정하는 기대성과다. 교단 1대 36년, 3회로 나누어 각 12년이다. 마라톤처럼 구간별로 페이스를 조절한다.

교단 초기 제1대 결산을 살펴보면, 제1회는 자립교단을 위한 경제적 기초 확립, 제2회는 교법제정과 교재편찬, 제3회는 전법 교화 강화를 위한 인재육성과 훈련이었다. 창립 당초의 역사적 맥락이다. 시대가 바뀌어도 새로운 사업이 추가될지언정, 이 세 가지 역점 사항은 불변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단 제3대를 결산해 보면 어떠한가? 소태산 대종사와 정산종사, 선진 제위께 떳떳한가?

버르장머리는 버릇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나이가 들어도 세 살 버릇 되풀이만 한다면 어떻게 고칠 방도가 없다. 가장 대하기 어려운 사람은 능력도 있고 재주도 있으나 버르장머리가 없는 사람이다. 입버릇, 말버릇은 참으로 고치기 힘들다. 

주의하고 조행하는 습관은 인격이 완성되기 전 청소년기, 아무리 늦어도 마흔 되기 전에는 바로 잡아야 한다. 좋은 습관은 일이 되어지도록 한다.

지도층은 먼저 지도하지 않는다.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참견하지 않는다. 따라오기를 기다린다. 소처럼 기다리다가 때가 되면 말처럼 달린다. 누렁소가 적토마로 표변(豹變)한다. 멀리 내다보며 차근차근 다지면서 지도한다. 선장은 입술에서 피가 나오도록 입을 꽉 다문다. 마지막 순간까지 지혜로운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존경받는 지도층은 학습, 책임, 건강에서 모범을 보인다.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공부하고, 과정에서 잘해도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며, 만사만리의 근본이 되는 몸 관리를 잘하여 신뢰를 받는다. 교단의 지도층은 수위단이다. 제생의세와 전무출신의 사표(師表)다.

/솔로몬연구소

[2023년 8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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