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현 교무
강동현 교무

[원불교신문=강동현 교무] 지난 8월 21일에 원불교 군종교구는 좌산상사님을 모시고 법인절 경축행사를 진행했다. 교구 주관의 법인절 행사는 군종승인 후 처음이다. 

시작은 좌산상사님의 “군교화는 보은에서 시작해야 한다”란 말씀이 씨앗이 됐다. 그 가운데 교구청(군종센터)와 육군훈련소 연무대교당의 유공인에 대한 보은을 강조했다. 그 씨앗이 법신불 사은의 도움 속에 발아돼 보은의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모든 것이 은혜였다. 사심(私心)없는 자리에 사은이 채워지는 묘한 이치의 결과이기도 했다.

군종교구와 육군훈련소 연무대교당 교무 및 장병들은 행사를 앞두고 대대적인 도량정비와 행사준비를 했다. 표준은 ‘제3의 법인성사’였다. 좌산상사님은 군종승인을 “제2의 법인성사”라고 했다. 그 표준을 바탕으로 우리는 군종교구 방언공사와 법인기도를 시작했다. 교무들과 장병들은 시간과 처소를 잊은 채 온 힘을 다했다. 힘들 때면 서로를 격려하며 방언공사의 의의를 새겼다. 또한 좌산상사께서 교구청에 남긴 ‘통일공사(統一工事) 해원공사(解怨工事)’란 글귀로 법인기도를 올렸다. 한편으론 ‘제3의 법인성사의 의미가 무엇일까?’라는 의두가 걸렸다.

마침내 다가온 그 날. 좌산상사님, 군종유공인, 원광학원, 육군훈련소 주요직위자 등 100여 명을 모시고 거룩한 행사를 거행했다. 군종교구청에서 시작된 보은행사부터 육군훈련소 연무대교당에서 마무리 된 법인절 경축행사까지 총 3시간 30분의 긴 여정이었다. 좌산상사께서는 법력으로 군교화에 온 힘을 쏟아줬다. 특히, 교구청 1층에 마련한 소법당에서 올려주신 설명기도와 방문 기념으로 남긴 ‘일원대도 교법은 온 세상의 희망’이란 글귀와 육군훈련소 연무대교당에서 하신 훈증, 설법은 많은 영감과 감동을 줬다. 

모든 행사가 마무리되고 조용히 반조했다. 적적한 마음에 의두를 걸어봤다. 성성한 생각 하나가 떠올랐다. 바로 ‘일원대도 교법’이었다. 소태산 대종사님의 자취를 살펴봤다. 법인성사 후, 부안 변산에서 교강을 선포했다. 한 감상이 생겼다. 제3의 법인성사의 의미는 ‘교법공부, 교법교화’였다. 앞으로 군교화는 기존처럼 원불교를 알리는 방편도 필요하다. 그러나 원불교 정신을 함양하는 정법은 더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교단 제4대 제1회 설계도에서 밝힌 ‘교법정신 회복’과도 일맥상통했다. 맥락이 한 곳으로 모아 지니 확신이 섰다. 

감정받고자 구룡상사원을 찾았다. 좌산상사께 문답을 했더니 “그렇다. 교법정신으로 무장하면 천록이 생기고, 어설픈 교법정신으로 하다 보면 큰 죄 짓기가 쉽다. 군종교무들은 교법정신으로 나아가야 한다. 꼭 알려줘라”라고 감정 해주셨다. 머리가 너무 시원했다. 

물론 방향이 옳아도 쉽진 않을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도 방언공사 후, 간척지의 소금기 때문에 5년간 작농을 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군교화 역시 내외로 과도기다. 

그러나 희망가를 부르고 싶다.  좌산상사께서 교구청에서 올린 설명기도 가운데 “온 세상의 사람들의 마음속에 교법정신이 자리 잡아야 (중략) 낙원생활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사실이 너무도 분명합니다”라고 하신 구절이 가슴을 울린다. 그 울림 따라 교법정신으로 군교화가 인증받는 날을 그려본다. 그날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겠지만 진정한 ‘제3의 법인성사’가 될 것이다. 그날은 분명히 온다.

/군종교구 사무국장

[2023년 9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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