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화 회장
김명화 회장

[원불교신문=김명화 회장] 우리는 ‘함께’ 공부하고 실천하고 체득해 나가야 할 귀한 인연인 도반들이다. 가족 중에 원불교 인연이 없는 환경이었지만 복 있게 같은 중학교 친구였던 인연을 따라 원남교당 학생회부터 다니기 시작했다. 행복했던 초발신심도 경험해 보며 지금까지도 두 마음 없이 은혜로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교리와 법규를 대강 이해하고 법과 마를 분석하고 <경전>에 과히 착오가 없는 것 같이 느껴지면서, ‘나는 오래된 교도’라는 상에 걸려 주위 인연들의 행동에 분별 시비가 생기기도 하고 공부심이 부족해 보일 때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어찌 다 같을 수 있을까. ‘분야마다 보는 사람 따라 다 다를 수 있으니 불평의 소리에도 마음을 열고 잘 경청하면 그 속에서 그들의 애정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맞이한 이번 영산에서의 법인절 기도는 더 의미가 있었다. 

흔들림 없는 신성으로 진리와 스승과 하나가 돼 무서운 단결심으로 기둥이 돼 주셨던 구인선진님을 더욱 더 닮고 싶은 마음이 각인됐다. ‘나는 세상과 교단에 기둥이 되어 본적이 있었는가’, ‘뭔가 좀 아는 것 같다는 자만심 속에서 살아 온 건 아닌가’ 라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특히 지도자들이 자기 편착심으로 일을 하는 것을 볼 땐 안타까움이 많았다. 그래서 지도자는 확실히 공심이 많은 사람이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교도 법위 기초 조사서를 해보니 점수를 후하게 준다고 해도 보통급만 간신히 갑을 주었다. 교당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다 아는 것 같은 마음과 법호, 법사 등을 받았으니 이제 공부는 할 만큼 했다는 상에 가려질 때가 많다. 그러니 매 순간 깨어있으며 진실한 공부로 성장하고 적공하는 진급의 길로 나아가며, 끊임없는 자아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소태산 대종사 법 만난 은혜의 만분의 1이라도 갚는 제자가 되지 않을까 여겨진다. 
 

우리는 ‘함께’ 공부하고 
체득해 나가야 할 
귀한 인연인 도반,
나부터 살펴보며 경외심으로.

우리는 ‘함께’ 공부하고 실천하고 체득해 나가야 할 귀한 인연들이고 소태산 대종사님 교법으로 영생의 복락을 누릴 수 있는 귀하고 귀한 인연인 ‘도반’이니까….

20여 년 전쯤 학생회 때 담임 교무님이 전북교구로 부임해 오면서 교당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세세하게 볼 수 있었다. 그 교무님은 모든 사물을 사랑 가득한 표정으로 대하는 분이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정수기를 사용할 때도 웃으며 고맙다는 말을 하고 사용하실 정도였다.

<대종경> 교의품 4장 “천지만물 허공법계가 다 부처 아님이 없나니 우리는 어느 때 어느 곳이든지 항상 경외심을 놓지 말고 존엄하신 부처님 대하듯 청정한 마음과 경건한 태도로 천만 사물에 응할 것이며 천만 사물의 당처에 직접 불공하기를 힘써서 현실적으로 복락을 장만할지니”라는 법문을 일상생활 속에서 받들고 실천하는 모습이 참으로 존경스러워 보여 늘 곁에 가까이 하고 싶은 교무님이었다. 

그때 그 가르침 덕분에 나는 언제 어느 때 누구를 만나든지 ‘경외심’이란 말씀을 놓지 않고 지내려 노력하고 있다. 이렇듯 사물에게도 경외심으로 대하는데 하물며 도반과 교단·교당의 공중사를 논할 때는 물론, 여럿이 의견을 나눌 때도 도를 넘지 말아야 할 표현과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고 소통하는 것이 성근 인연을 만들지 않는 취사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거칠게 표현하면 받아들이기가 힘들고 화합도 안 되며 일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 가장 큰 복은 인연 복이라는 말을 세월이 흐를수록 실감하며 함께하는 인연들에게 감사한 마음 가득하다.

/원불교여성회, 서전주교당

[2023년 9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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