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태산 대종사, 날이 뜨거워 말라가는 못에서 올챙이들이 꼬리를 흔들며 노는 모습을 보고 걱정하셨다. ‘일분 이분 그 생명이 줄어가고 있는 줄도 모르고 저와 같이 기운 좋게 즐기는 도다. 그러나 어찌 저 올챙이들 뿐이리요. 사람도 또한 그러하다.’

개구리가 낳은 알이 올챙이로 부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일에서 25일이다. 대체로는 2주 정도를 잡는다. 그리고 부화한 올챙이의 뒷다리가 나오는 데 15일, 앞다리가 나오는 데 25일, 꼬리가 들어가는 데 45일, 그래서 55일 정도면 어린 개구리가 된다. 올챙이가 개구리로 변태해 물 밖 생활을 하기까지는 2달 정도가 걸린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지금 마른 못의 이 올챙이들은 2달 정도를 견뎌야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마른 못의 상황을 살펴보자. 개구리들이 알을 낳은 못은 비록 장마기간에 모인 물이기는 하지만, 2주 정도는 물이 남아 있는 꽤 규모 있는 못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어쩜 미세하지만 개울물이 흐르거나 샘물이 솟아나는 습지일 가능성도 있다.

절체절명의 이 위기에서 올챙이가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물이 마르지 않게 하는 것이다. 빠져 나가는 물을 막기 위해 둑을 쌓아야하고, 들어오는 물이 끊이지 않도록 원천수를 잘 보호해야 한다. 또 진화적 방법을 연구해 속히 뒷다리와 앞다리가 나오게 하는 운동을 개발해야 한다. 또 혹 와중에 비가 내릴 때를 대비해 더 큰 연못으로 이주하는 방법도 차곡차곡 준비해야 할 것이다. 물론 누군가 뜰채로 물가에 옮겨주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게 ‘미리 준비’된다면 살 확률은 높아지고 종족번식도 기약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무리의 특성은 위급할수록 자기 생존본능을 치열하게 발휘함으로써 오히려 집단 괴멸시기를 앞당기기도 한다. 특히 올챙이들은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습성에 따라 먹이 쟁탈전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못의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자기 먹잇감만을 차지하기 위해 흙탕물을 일으켜 서로의 숨을 막히게 하거나, 좁은 웅덩이의 불편을 상대에게 전가함으로써 남 탓과 위협이 발동이 돼 고의적인 원천수 고갈을 불러올 수도 있고, 또는 위기가 오거나 말거나 당장 지금만 살면 된다는 생각으로 위기상황을 무시해 버린다면, 이는 올챙이들이 죽는 법을 택하는 것이 된다. 

더 어리석고 위험한 것은 한 때 비가 내려 더 큰 연못으로의 이주나 영토 확장 기회가 생겼지만, 지난 시간의 시련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당장 고인 물의 상황에 미련을 느껴 안주하는 것이다. 혹은 새로운 환경으로 이동해 적응해야 하는 것에 불편을 느껴 연못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생존을 보장받기가 아득해진다.

지금 시대가, 종교 웅덩이가 점점 말라가는 뜨거운 여름 못이라면 올챙이들을 구할 방법 역시 종교의 몫이다. 올챙이가 사는 법이 우리가 사는 법이다. 궁구할 일이다.

[2023년 9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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