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박근영 교도] 원불교에 입교하게 된 계기는 30대 때 라오스에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원불교 라오스교당을 개척하기 위해 온 한 교무님을 만나 인연이 되면서부터다. 그 교무님과 짧은 기간이었지만 원불교 마음공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원불교를 잘 알지는 못했지만 어릴 적 멘토 언니가 ‘원불교는 좋은 종교’라고 했던 기억이 있어서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원불교는 어떤 공부를 하느냐’고 물었더니, ‘마음공부 하는 곳’이라고 한다. 마음공부라는 말에 호기심이 생겼다. 마음에 힘이 없어 항상 경계가 있을 때마다 괴로워하면서 지나고는 후회와 원망만 하면서 힘들게 살아온 나에게 딱 필요한 공부라고 생각됐다. 그래서 나를 힘들게 하는 잡념을 없애기 위해 입교를 했다.

그렇게 마음공부를 하기 위해 원불교를 찾아온 지 13년째다. 처음에는 ‘마음’이 뭔지 모르고, ‘잡념’이 무엇인지 몰라서 교무님 설교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다 매주 수요일에 교리공부를 한다고 해서 참석하게 됐고, 2년째부터는 조금씩 귀가 열리기 시작했다.

올해는 교구에서 ‘다같이 다함께 기도’를 실시한다. 교당에서 줌을 통해 한 달 동안 기도를 하고 사경을 하자고 해 함께하게 됐다. 법문사경을 하니 날뛰던 생각이 가라앉고 성자의 말씀을 되새기면서 겸손해지는 모습을 발견했다. 생활 속에서 누구에게라도 함부로 하지 말아야겠다는 마음도 갖게 됐다.
 

마음공부 하면서 
마음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돼.

이제는 조금씩 원불교 마음공부를 알아가면서 생활도 달라지고 있다. 요즘은 교리공부를 마치고 화요일마다 마음공부를 하고 있는데 일주일 동안 실제 생활 속에서 느끼고 공부한 내용을 발표하고, 감정받으면서 공부하고 있다. 유·무념과 상시일기 점검을 빠지지 않고 해보기로 다짐하고, 매일 점검을 한다. 아직은 깜빡하는 날이 있지만 그래도 챙기는 공부를 하고 있다. 

나는 공부표준을 조석심고 열심히 하고, 유무념으로 ‘꼴 잘 보기’와 ‘시간 기다리기’를 잡고 실천하고 있다. 공부를 하면서 내 마음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된다. 마음이 경계가 와도 조금 지나면 평온해진다. 또 그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예전처럼 화가 나지 않는다. 이런 내 모습에  스스로 놀라기도 한다.

제일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유무념 은 ‘꼴 잘 보기’다. 아들이 고3이라 예민할 때라 짜증 내고 불평할 때가 많은데, 그때마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화가 나지 않는다. 아들이 얼마나 힘들면 그럴까 이유가 이해도 되고, 오히려 안쓰럽다. 그렇게 마음공부를 통해 경계를 바라보고 아들을 받아주니 아들도 편해지는 것 같다.

내 마음이 달라지고 상황들이 달라지면서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마음도 달라지는 것을 본다. 교당 법회를 빠지지 않은 게 헛걸음은 아니었다는 생각에 감사하다. 

아직은 힘들고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인과를 알고 바꿀 수 있는 힘을 기르면 된다’는 교무님 말씀을 새기며 열심히 공부하고자 한다. 

/한둥근교당

[2023년 9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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