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구 상계·방학·의정부교당 연합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 상시훈련 실천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저녁 염불 10분 전, 아바타들이 입장한다. 상자거북, 병아리, 미어캣, 공작, 자신의 법명을 붙인 아바타까지… 앉고 싶은 방석에 자리를 정한다.

오후 9시 정각, 교무 아바타의 카메라가 켜지고 목탁소리에 맞춰 저녁 염불이 시작된다. 염불 후 입정의 시간. 적적성성한 기운이 메타법당 안에 가득 찬다. 이어 유무념 대조사항을 기재하고, 하나하나 짚어주는 교무의 지도로 삼십계문도 꼼꼼하게 대조한다. 

염불을 마치면 오후 9시 30분, 저녁 심고를 함께 올리고 저녁기도의 노래로 하루를 마감한다. 끝으로 교무 아바타의 인사말, “교도님들 편안한 밤 되십시오” 메타법당의 저녁 수행정진 모습이다. 

법당과 도서관을 3D로 구축한 상계교당 메타법당에서 매일 아침 좌선과 저녁 염불로 수행 정진하는 상계·방학·의정부 교당 교도들. 각자 좋아하는 헤어와 옷 스타일로 등장하는 아바타는 대부분 나이 지긋한, 많게는 80대 교도도 있다. 특히 아침 좌선 시간에는 원로교도의 참석률이 높다. 이렇게 매일 하루에 두 번 20~30명의 교도들이 메타법당에서 일과를 수행하는 상시훈련을 하고 있다. 
 

이 중심에서 역할 하는 김성근 교무(상계교당)은 “교무 혼자 일과를 수행하기에는 초상 등 여건이 여의치 않을 때가 있어 3개 교당이 연합하면 여러모로 시너지가 있겠다는 뜻을 모았다”면서 “교도들이 교당을 오지 않아도 메타법당에서 일과를 수행할 수 있어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줌(ZOOM)이나 네이버 밴드(BAND)의 일방적인 분위기와는 다르게, 법당을 구현한 메타공간에서 자신을 대신한 아바타 간 상호 소통과 교류 등 기술 확장성이 크다는 점을 부각했다.

교도와 교무가 하루 두 번, 수행 정진을 위해 만남을 갖고 있다는 점도 연대감과 신뢰가 깊어지는 측면에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 김 교무는 “메타법당에서의 아침 좌선, 저녁 염불을 통해 교도들의 마음과 정서가 늘 교당과 연결되는 고리점이 되는 것 같다”면서 “매일 일과를 수행하는 교무와 교도로서 정서적 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메타법당에서 아침 저녁 수행 정진하고 있는 김교정 교도회장(상계교당)은 “처음에는 기술적인 부분이 좀 어려울 것 같았는데 (자세한) 설명을 듣고 해보니 실제로 어렵지 않았다”면서 “집에서 혼자 좌선과 염불을 할 때보다, 메타법당에서 도반들과 함께 수행 정진하니 훨씬 분발심이 난다”고 말했다. 또 김 교도회장은 “함께 참여하고 있는 의정부교당 교도들도 모두 한 교당 교도님 같은 마음이 든다”고 마음을 내보였다. 

임태익 교도부회장(의정부교당)은 “처음에는 기술적으로 서툴러 교무님 목소리도 잘 안 들렸는데, 이제는 다른 교도님을 가르치면서 하고 있다”고 웃으면서 “혼자 할 때는 빠질 때도 있는데, 교무님과 같이 매일 시간 맞춰 메타법당에서 하니까, 정말 교당에서 좌선 염불하는 것 같은 기운이어서 더없이 좋다. 더 많은 교도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상계교당은 원불교 AI를 자체 구축해, 원불교 정보를 집중화시키고 있다. 원불교만의 반려 AI를 통해 원불교에 대한 궁금증이나 일상에서의 경계 시 원불교 마음공부법으로 실질적인 문답감정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장하고 있다.

[2023년 9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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