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남몰래 좋아했던 이에 대한 열렬한 고백도, 문세오빠 같은 스타들을 향한 동경도 꾹꾹 정성을 담아 눌러쓴 글씨로 남기던 다이어리.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는 교환일기장을 만들어 자물쇠를 채우고 그 열쇠를 나눠 갖는 낭만도 있었다. 못난 공책에 자투리 천을 잘라 붙이고 문방구에서 산 스티커로 꾸미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다이어리도 가질 수 있었다. 그 시절의 다이어리 문화가 20여 년이 흐른 지금 다시 MZ세대에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와 같은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내놓는 한정판 다이어리가 인기고, 여기에 나만의 개성을 살려주는 마스킹테이프나 좋아하는 캐릭터의 스티커를 붙여 꾸미는 일명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문화가 MZ세대에 선풍적인 인기몰이 중이다. 
 

더불어 이제는 손글씨 뿐 아닌 노트북이나 태블릿에서도 마음에 드는 다이어리 플랫폼을 구매해 ‘다꾸’를 할 수 있게 됐다. 그 플랫폼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등장하는 등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정도다. 각종 SNS에는 잘 꾸민 다이어리를 공개하며 ‘다꾸 노하우, 솜씨’ 등을 공유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많으면 20만명 이상의 팔로우를 보유한다. 

어떻게 다꾸 문화가 20년이 흐른 지금 다시 열풍을 맞을 수 있었을까? MZ세대에게 ‘취향은 곧 개성’이다. 남들과 비슷한 일상을 매일 기록하다 보면 자칫 질릴 수 있지만, 이들은 나만의 스티커나 마스킹테이프를 활용함으로써 ‘나만의’ 일기, 다이어리를 만드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 

또 MZ세대들은 그로 인해 오늘 하루를 되짚어보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다짐하며 그것은 MZ의 또다른 유행 해시태그 #갓생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원불교는 이 문화를 어떻게 연결지을 수 있을까? MZ세대에게 정기일기, 마음공부 책자에 대해 질문하면 대부분 같은 대답을 내놓는다. “조금 더 꾸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스티커 붙여도 돼요?” 지금은 개성이 존중받는 시대다. MZ세대에게 있어 마음공부 역시 또 하나의 개성일지 모른다. 

네이버의 주간일기 챌린지가 MZ세대의 열띤 호응을 받는 지금, 원불교의 정기일기 챌린지도 충분히 호응받을 만한 계기를 만들 수 있다.

[2023년 9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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