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정토회교당·서울경기원친회, 원기108년 원친데이
2030 원친, 지속적인 가족 모임으로 발굴·소통 원해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옛날에는 원친모임을 위해 연락하면, 열 명 중 아홉 명은 싫다고 했어요. 교세가 작아 원불교 교무라는 직업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고, 또 대부분은 아버지가 가정을 잘 돌볼 수 없는 상황이라 더러 원망도 했겠지요. 그런데 불과 몇십 년 만에 이렇게 원친들이 많아지고 또 각자가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하며 함께 모이니 감개무량합니다.”

김순경 원친(父 김정용 종사)는 이렇게 회고하며 후배 원친들을 독려했다. 9월 9일 서울·경기 원친의 날에서다. 코로나19로 3년 만에 은덕문화원에서 열린 이 자리에는 이 회상의 또 다른 주인이자 교단의 미래인 원친들이 함께 했다. 서울정토회교당 주최, 서울경기 원친회의 후원으로 열린 이 자리에서 원친들은 3년 만의 안부를 전하는 한편, 원친으로서의 고민과 목표도 나눴다. 이날 오전 프로그램으로는 허석 교무의 진행으로 원친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고, 김현욱 교무가 원친과 정토회원들의 소통을 이끌어냈다. 

내년에 원불교학과에 입학한다는 진석완 원친(父 진문진 교무)는 “신성회 훈련을 통해 역시 교무가 내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는 물론이고 세상도 행복하게 하는 주인이 되고 싶다”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원친으로서의 삶을 반조하는 시간은 큰 공감을 끌어냈다.
 

박정광 원친(父 박법종 교무)는 “원친으로 살면서 어딜 가든 사랑받는 것은 좋았지만, 가끔은 늘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게 싫기도 했다. 하지만 자라서 보니, 그 바른 생각과 행동이 습관이 돼 감사하다”고 돌아봤다.

이주연 원친(父 이도하 교무)는 “어린 시절 교당에서 언니 오빠 동생들과 재밌게 지냈던 것이 늘 힘이 된다. 다만 출가 권유를 자주 받게 되는 점은 불편했다”고 밝혔다.

세대별모임에서는 2030 젊은 원친들이 함께 활동했던 추억을 더듬었다. 이날 참석자 중 현재 교당에 다니는 원친은 절반에 못 미쳤는데, 그 이유는 “늘 교당에 다니다 보니 좀 쉬고 싶어서”, “취업 및 이주로 쉬다 보니 편해서” 등이었다. 원친들을 대상으로 한 원친교당 및 원친법회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이들은 대체로 활동은 일반 청년회에서 하되, 원친들의 친목 모임은 이어가고 싶어했다. 또한 우선은 교무·정토회원과 함께 만나는 가족 단위의 모임을 지속해, 더 많은 원친·손들을 발굴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날 전정오 서울경기원친회장은 “한 사람이라도 더 모여 힘을 키워, 자랑스럽고 당당한 원불교인이 되자”고 했고, 이화행 고문은 “80여 년 살면서 가장 기쁘고 보람된 자리다”며 “우리 원친들이 세상의 주인을 넘어 우주의 주인이 되자”고 당부했다.
 

[2023년 9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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