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교무
김종진 교무

[원불교신문=김종진 교무] 한국은 콩 음식의 나라다. 된장, 고추장, 간장 등 콩으로 만든 소스가 없는 한국 음식을 상상하기 어렵다. 두부, 콩나물, 비지, 콩자반 등은집 밥상엔 거의 끼니 때마다 올라오는 메뉴다. 한때 교도소에서 콩밥을 줄 만큼 콩 인심이 후한 나라, 교도소에서 나올 때도 ‘두부’를 먹이는 나라가 한국이다. 

두만강은 이름 그대로 ‘콩으로 가득한 강’이다. 두만강 주변 지역에서 콩이 많이 났고, 그래서 두만강은 콩을 실어 나르는 배들로 가득 찼다고 한다. 한반도와 만주는 세계적 콩의 원산지이다. 미국에서 수집한 콩 종자의 25%가 한반도의 것이라고 한다. 콩은 한국인의 건강에 결정적 영향을 미쳐왔다.

19세기 말에 한국을 여행한 영국과 스웨덴의 여성 여행가들은 모두 ‘조선 사람들은 중국인과 일본인에 비해 체격이 크고 콧대가 높다’고 기록하고 있다. 단백질이 풍부한 콩을 많이 섭취한 만큼 조선 사람들이 이웃 나라보다 체격이 컸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엔 콩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크게 줄어들었다. 예전엔 어느 도시를 가든 음식점 몇 집 중 하나는 된장찌개, 김치찌개를 주로 파는 집이었다. 하지만 요즘 식당 거리는 대부분 고깃집과 생선집으로 가득하다.

급격한 음식의 변화는 반드시 건강에 문제를 일으킨다. 고기와 생선에는 단백질과 함께 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있다. 포화지방산은 혈액 내 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뇌혈관질환을 일으킨다. 반면 식물성 기름에 들어있는 불포화지방산은 이러한 질병들을 일으키지 않는다.

단백질은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아이들이 자랄 때도, 성인이 근육을 유지하는 데에도, 그 외 체내에 필수적인 물질들을 만드는 데에도 단백질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단백질을 고기에서 얻는 것과 콩에서 얻는 것은 결과가 전혀 달라진다. 특히 고혈압, 고지혈 등이 있는 사람은 얼른 콩 식단을 되찾아야 심장병과 뇌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콩의 나라 한국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김종열한의원장ㆍ전 한국한의학연구원장

[2023년 9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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