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균(광일)
윤덕균(광일)

[원불교신문=윤덕균] 한국은 극동, 서양과 동양의 문명 충돌의 땅, 일원상 진리의 땅이다. 원융한 한민족의 포용성으로 세계 종교를 아우르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삼동윤리의 원불교가 이 땅에 태어날 수밖에 없는 소이연(所以然)이 있다. 한국의 국토는 10만㎢ 다.세계 면적의 0.03%를 차지하며, 그 크기가 109위로 작은 나라지만 하계 및 동계 올림픽, 월드컵 대회, 엑스포, 아세안 총회 등 전 세계의 축제를 유치하여 일원 국가로서의 위상을 과시한다.

일원 58상(인류 화합 상): 88 서울 올림픽은 일원 잔치였다.

단군 이래 한국에서 열린 최고의 국제행사는 88 서울올림픽 개최였다. 88 서울올림픽에 참여한 국가는 당시 IOC 회원국 기준으로 167개 회원국 중 160개국이다.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과 1984년 LA올림픽이 동서로 갈라진 반쪽 대회였던 것과 비교하면, 88 서울 올림픽은 전 세계 동서 지구인이 합심한, 말 그대로 ‘세계인의 잔치’였다. 
1981년 서울올림픽 유치 당시 대한민국 서울의 경쟁 상대는 일본의 나고야시였다. 일본의 1인당 GDP는 $10,218였고, 한국은 그 1/5.5에 불과한 $1,870였다. 당시 올림픽 개최를 신청한 일본의 나고야시가 속한 아이치현의 GDP가 한국 전체 국가의 GDP보다 많았을 정도다. 

그런데 최근의 연구 결과를 보면 상황이 달라졌다. 일본경제연구센터(2022.12.15)가 발표한 ‘제8회 아시아경제 중기 예측(2022~2035년)’전망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1인당 GDP가 2023년에 일본을 앞지를 것이라고 한다. 올해 들어 엔화 가치의 급격한 추락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일본의 노동생산성 감소가 원인으로 꼽힌다. 

88 서울 올림픽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한 어린이가 굴렁쇠를 굴리며 나타난 장면이다. 당시 8세였던 윤태웅 씨(43)는 ‘영원한 굴렁쇠 소년’으로 통한다. 굴렁쇠 굴리기는 ‘인류의 화합과 번영, 평화’를 전 세계에 전하는 ‘찐한 장면’을 연출했다. ‘서울은 세계로, 세계는 서울로’라는 영원히 잊지 못할 감동도 만들어냈다. 

윤 씨가 굴렁쇠를 굴리게 된 이유가 재밌다. 1981년 9월 30일, 서울이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그 날 태어난 어린이 2400명 중 한 명이 호돌이로 뽑히게 됐고, ‘인류의 화합과 번영, 평화’의 상징으로 일원상인 굴렁쇠를 굴리게 됐다는 것이다. 

폐막식의 하이라이트는 참가자 전원이 ‘손에 손잡고’를 열창하는 장면이다. 세계적인 가수 코리아나의 열창에 맞춰 참가자 전원은 ‘손에 손잡고 평화와 번영을 이루자’는 의지를 갖고 세계가 하나가 되어 일원의 춤을 췄다. 이는 한국이 일원의 나라임을 세계만방에 과시한 것이며, 일원상이 왜 인류의 평화와 번영의 상징인지를 확실히 보여준 퍼포먼스다.
 

원은 
아시아문화의 상징이자 
우주·태양·인생 등을 상징.

일원 59상(월드컵 상): 축구공도 둥글고 세계도 둥글다. 

2002년 월드컵은 모든 면에서 세계 최초였다. 21세기 새천년에 개막한 첫 번째 월드컵이자 아시아 최초의 월드컵, 한국 최초로 HD화질로 생중계된 월드컵, 두 개의 나라에서 처음으로 공동개최한 대회이기 때문이다. 

2002년 월드컵은 대한민국과 일본에 위치한 20개 경기장에서 64경기를 치렀다. 1개 경기장 당 3.2개 경기를 치러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경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천억원을 들여 지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도 개막식과 개막전을 포함해 고작 세 경기만 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유명한 붉은 악마 티셔츠 물결로 완전히 뒤덮였고, 한국 축구 역사상 최전성기이자 4강 신화도 이뤄냈다.

2002년 월드컵은 한국이 일원 국가임을 확실히 인식시킨 쾌거였다. 월드컵 엠블럼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동그라미 축구공으로 적대 관계에 있던 한-일을 하나로 묶는 일원세계의 화합의 장을 상징했기 때문이다. 

해당 엠블럼은 제작비 1백만 달러를 들여 FIFA의 마케팅대행사인 ISL이 한일 월드컵조직위와의 협의를 거쳐 제작했다. 중앙의 사람이 지구를 떠받치고 있는 ‘FIFA월드컵 트로피’를 형상화한 심벌의 전체 모양은 ‘원’에 기본을 두고 있다. 원은 아시아문화의 상징이자 우주·태양·인생 등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한양대학교 명예교수·중곡교당

[2023년 9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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