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은 청년교도.
유정은 청년교도.

[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기자님도 사회나 주변에서 장애인을 많이 못보잖아요. 그런데 시설에 한번 가보면 깜짝 놀랄 거예요.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스무 살, 한창 멋부리고 친구들과 몰려다닐 나이. 허나 화장 대신 두꺼운 안경을 쓰고, 핸드백 대신 두꺼운 전공책이 들어가는 백팩을 맨 학생이 있다. 그가 공부하는 것은 ‘장애’ 다. “저는 그들을 사회로 꺼내주고 싶어요.” 유아 특수교육과 신입생 유정은 청년교도는 장애인과 사회에서 함께 살 기 위해 ‘장애’를 공부한다.

“처음 특수교육과를 결정하면 그 연령층을 정해야 해요. 사실 저는 중등교육이 잘 맞았는데 가장 도움이 필요한 시기는 유아 때더라고요. 그래서 (더 어렵겠지만) 유아 특수교육을 선택했어요.” 유 청년교도는 인생의 주춧돌이 되는 시점에 장애를 극복해 나가는 디딤돌을 함께 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장애라는 무게가) 얼마나 무겁겠어요. 내가 장애를 없애주거나 덜어주진 못해도 디딤돌을 놓는 데 손을 거들 수는 있잖아요.” 다짐만으로는 어려운 게 바로 공부, 그럴 때마다 그는 ‘처처불상 사사불공’가르침을 되뇌인다.

사실 어린시절부터 원불교에 절실 했던 것은 아니다. “기독교에 비해 원불교를 아는 애들이 적잖아요. 어릴 때 친구들이 ‘원불교는 불교 짭(가짜)이야?’ 하고 물으면 그냥 대충 ‘어~’하곤 했어요.” 그랬던 그는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터닝포인트를 만났다. 바로 지난 겨울에 열린 겨울청년마음훈련이다. “그때 훈련 마지막 날 전도연 교무님이 ‘마음에 가르침 하나를 품고가라, 그리고 그것을 지키며 살아라’고 하셔서 저는 딱 처처불상 사사불공을 떠올렸어요.” 훈련 이후부터 유 청년교도는 일원상 염주를 손목에 차고 원불교의 매력을 여기저기 전파 중이다. 특히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룸메이트와는 종교에 대해 4~5시간씩 토론 한다. “원불교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원불교 매력을 알려주고 싶어서 원불교 공부를 더 하게 됐어요.” 

유 청년교도의 이런 모습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의 부모님(유기현·손혜인 교도)는 이사를 하면 꼭 근처의 교당을 먼저 찾았다. 가족여행을 가도 법회날이면 현지교당에 간다. 덕분에 그에게 원불교는 그의 인생에서 ‘가장 오래된 친구’가 됐다. 

스무 살, 아직은 어린 나이인 그의 예쁘고 여린 마음은 단단한 신심으로 채워지는 중이다. 그 신심으로 걸어갈 마음공부길이 기대된다.

[2023년 9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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