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교무
김종진 교무

[원불교신문=김종진 교무] 중년 이후 건강검진을 받을 때 고지혈증 진단을 받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고지혈’은 말 그대로 핏속에 지방이 너무 많은 상태를 말한다. 크게 늘어난 육식 섭취량이 주원인이다. 삼겹살이나 지방이 많이 끼어있는 A 소고기는 인기가 높으나 그로 인한 고지혈증은 심장과 뇌의 혈관에 문제를 일으킨다.

반면 심장과 뇌를 건강하게 하는 지방도 있다. 소고기, 돼지고기에 들어있는 포화지방과 다른 불포화지방이다. 불포화지방은 주로 식물에 들어있다. 식물의 씨앗과 견과류가 불포화지방산의 주 공급처다. 포화지방은 필요하면 우리 몸에서도 만들 수 있지만, 불포화지방은 식물을 통해서 섭취해야만 한다. 없으면 안 되는 지방이라 필수지방산이라고 한다.

동물성 지방은 주로 에너지를 만드는 재료, 즉 연료로 쓰인다. 그래서 운동을 많이 할 때 몸에서 고기가 당긴다. 육체노동이나 운동을 안 하는 사람이 고기를 너무 먹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필요한 양 이상을 먹으면 넘쳐서 고지혈증이 되기 때문이다.

고기 대신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야채 볶음이나 무침이 당긴다면 불포화지방, 곧 필수지방산이 몸에 필요하다는 신호다. 이 결핍감은 포화지방만 있는 고기를 먹어서는 해소되지 않는다. 불포화지방은 연료보다는 몸의 필수 구성성분으로 쓰인다. 특히 세포벽의 재료가 되어 새로운 세포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하다.

불포화지방이 꼭 필요한 곳이 혈관계와 면역계다. 혈관이 노화되는 문제가 있다면 얼른 식물성 기름을 먹어야 한다. 고혈압과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이 대표적으로 혈관 노화로 오는 질병들이다. 또 여러 가지 면역질환이나 피부 세포 구조가 망가져서 생기는 피부병에도 식물성 기름이 꼭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참기름 등 식물성 기름을 야채 음식의 조리에 많이 써왔다. 다양한 조리 기술이 모두 식물성 기름으로 이뤄진다. 또 견과류를 주재료로 한 오과차도 있다. 호두, 은행, 잣 등 가을철 견과류도 지방이 풍부한 음식들이다. 

/김종열한의원장, 전 한국한의학연구원장

[2023년 9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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